최근 남친이 우울해하는 이유로 덩달아 웃음을 잃었으나 방년 64되신 울 아빠랑 너무 재밌는 일이 있어서 글 올립니다. 만약 제 글이 베오베에 가게 된다면 토익괴물때문에 넉다운되서 좀비처럼 다니는 오유를 사랑하는 제 남친이 덩실덩실 춤을 출것 같아요. ㅎㅎㅎ
아빠는 얼마전에 갤럭시 노트를 구매하셨어요. 제가 통신쪽에 일하고 있어서 어른들께는 크고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이 제일 좋겠다 싶어 덥석 안겨드렸죠. 그리곤 그날 밤 부터 곧 후회했답니다. 아버지께 스마트폰을 가르쳐드리기는 유치원생에게 연말정산하는 법 가르치는것 보다 더 어려운거거든요. 매일 손님들에게 시달리다 퇴근하면 또 아빠앞에 불려가서 폰사용법을 알려드려야 해요.
여튼. 작설하고 오늘 아빠께 배경화면바꾸는걸 알려주려고 나란히 앉아 사진갤러리를 열었어요. 그런데 글쎄 아빠 사진 갤러리에 그 유명한 쩍벌 한성주가 쩍-- 벌.. 하고 있는거에욧.
순간 저는 헐.. 아빠 이건 뭐.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네요. 동시에 같이 봤는데 닫아버리기도 뭐하고 이거 뭐냐고 혼내기엔 내 아들도 아니고 웃고 넘기기엔 친구도 아닌것이 엄마한테 이른다 할까 무슨 오빠도 아니고. 약점잡아 골려주기엔 아빠 얼굴이 퀭. 다 산 얼굴이시더라구요.
아 이젠 끝났다 하는 얼굴.
한 이초 정적이 흐르고 갑자기 아빠 손이 벼락같이 폰을 낚아채가서는
이거 뭐고! 이거 뭐고! 하면서 계속 손가락으로 화면만 팍팍팍 넘기시는데 그렇게 해도 삭제 되는게 아니라고 말하기도 뭐하고.. 삭제하는걸 가르쳐 드려야 하나. 저 사진을 본보기로 삭제를 알려드려야 하나.
"아빠 그냥 됐어요. 주세요. 요즘 아저씨들 다 그런거 돌려보는거 알아요 삭제하는거 알려드릴께요" 했더니 "가만있어봐라! 이거 뭐고! 이거 뭐고!" 하면서 죽을 힘을 다해 지우려고 하셨어요.
얼마나 안쓰럽던지.
갑자기 아빠 입에서 친구분 이름 박*석! 이자식 뭐 이딴걸 쳐 보내가지고 ! 하면서 친구 욕을 촥~
결국 한성주 쩍벌 사진 놓고 삭제하는걸 알려주는 아름다운 장면으로 마무리 했답니다. ㅋㅋ
그날 이후로 아빠는 뭔가 저에게 폰 봐달라는 소릴 잘 안하시구요. 제가 뭘 가르쳐 주려고 폰 만지면 뭔가 후다닥 안돼! 하는 느낌으로 "다 안다! 이제 다 안다!" 이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