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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조각
게시물ID : art_27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8비트
추천 : 2
조회수 : 566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2/10 00:56:51
어느 날 아침, 침대 밑에서 조각을 주웠다. 침대에서 일어나, 발을 디딘 곳에 놓여있었다. 

조각은 새부리처럼 완만하게 휘어진 부분에, 탁구공보다 조금 큰 원형이 붙어 있었다. 하야면서도 옅은 살구 색을 띤,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였다. 휘어진 부분은 곡옥처럼 매끈하고, 원형으로 된 부분은 사포만큼 거칠었다. 

손을 뻗어 조각을 손에 쥐었을 때, 이 물건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건 내 안에서 나온 게 아닌가 하는 직감이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그게 뭔데?”
“모르겠어, 생긴 걸로 봐서는 대퇴골 일부분 같은데. 걸을 수 있는 걸보면, 그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그게 네 안에 있었다면, 어떻게 나왔다는 거야”
“토했을 수도 있지”
“차라리 재채기 했을 때 튀어나왔다고 해라”

친구는 퉁명스레 말을 던지고, 핸드폰으로 고개를 고정시켰다.

나는 그 조각을 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매만지곤 했다. 조각을 매만지고 있으면, 바깥에 있는 나를 만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건 혼자 마시는 술 같은 행위였다. 열성적인 자기위로였다.

그 조각은 이제 내 손에 없다. 고속버스 뒷자리에 두고 내렸으니, 지금도 긴 여행을 하고 있을지, 모를일이다. 어쩌면 누군가의 대퇴골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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