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부대? 독립군인가요?" 정운찬의 굴욕 "마루타는? 전쟁포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기사본문 이미지 정운찬 국무총리 ⓒ 연합뉴스 정운찬 국무총리가 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크게 망신을 당했다.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친 이른바 ‘마루타 부대’로 유명한 일본 731부대를 ‘항일독립군’이라고 하고, ‘마루타’를 전쟁포로라고 말했다. 단순한 실언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한일 역사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이날 북한이 탈북자를 북송해 아직까지도 마루타처럼 처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마루타가 뭔지 아느냐”고 정 총리에 물었다. 그러나 정 총리는 ‘마루타’를 전쟁포로로 오인하고 “지금 전쟁포로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만족스러운 답변을…”이라고 말해 주변의 야유를 샀다.
“731부대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도 정 총리는 “알고 있다”고 했다가, 설명해보라는 박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한동안 머뭇거리더니 “항일독립군을 말하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기가 찬 박 의원은 “무슨 말씀 하시는 거냐. 생체 실험한 일본 군대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정 총리는 “네.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의원들 사이에선 “해도 너무 한 것 아니냐. 어떻게 마루타를 모르고 731부대를 모르느냐. 창피하다” “일본사람들이 들을까 무섭다” “이거 중계되고 있는데 어떡하느냐”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취재하던 기자들도 “너무 한 것 아니냐”며 수근 댔다.
정 총리는 박 의원의 질의시간이 끝난 뒤 뒤늦게 “아까 문장을 잘못 알아들어서 731부대를 한일독립군이라고 표현했는데, 아시다시피 731부대는 일본이 치명적 타격을 가하기 위한 세균전을 위해 양성된 부대라고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일명 마루타로 알려진 731부대 한국인 희생자들은 항일독립투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본 헌병대와 731부대가 증거인멸을 위해 불태운 문서잔해 속에서 찾은 한국인 희생자 6명 외에 새로 신원이 밝혀진 2명 모두 항일투쟁을 했던 인사라는 영상증거물을 제시하며 “이분들은 갖은 고문과 고초를 겪은 뒤 마침내는 마루타가 돼 희생된 분들”이라고 강조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