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을 보면서 뭐 이런 병신같은 나라가 다 있나 생각이 든다. 자기 권리가 무엇인지, 타인의 권리가 무엇인지 명확한 한계도 없고 그냥 이래라 저래라... 이 무슨 막돼먹은 집구석도 아니고 말야.
일단, 시간별로 각각 벌어졌던 사건에서의 권리 부분을 들여다 보자.
1. 비키니 사건의 등장 :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올린 사람의 권리(자유)다.
2. 주진우 및 김용민의 발언 : 이것도 그들의 표현의 자유다.
3. 페미니스트의 성희롱 발언 : 이것도 그들이 표현의 자유다.
4. 김어준의 사과 거부 : 이것도 김어준의 권리.
5. 소위 지식인들의 의견 : 이것도 그들의 권리.
6. 삼국카페(?)의 지지 철회 선언 : 이것도 그들의 권리.
자, 그럼 이제 책임으로 넘어가 보자. 권리 및 의무에는 당연히 책임이 따르는 것이므로... 먼저, '책임이란 무엇인가'부터 짚고 넘어가자. 물을 엎질렀다. ===> 물을 닦는다. 다른 사람의 차량을 고의던 과실이던 훼손했다. ===> 물어주자. 이런 식으로 인과 관계가 명확한 것이다. 물론,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책임에 한해서는 대체하는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그럼 사과는? 사과는 참작의 대상이지 책임의 대상이 아니다. 물론 가벼운 사항에 대해서는 사과만으로도 면책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얘기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다른 사람의 차량을 훼손했으면, 차값을 물어주면 되는 것이다. 사과?? 사과해서 피해자가 보상금액을 감면해주면 감사해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책임은 아닌 것이다.
그럼 이제 나꼼수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를 얘기해보자. 책임을 지우려면, 일단 권리와 의무란 것이 있어야 한다. 나꼼수가 무슨 권리와 의무가 있지? 개인적으로 정말 황당하다. 그들은 일종의 '정보 제공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정보가 맞고 틀리고는 별개의 문제이고...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 그래, 말 잘했다. 말한 그대로 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란 것은 일종의 팬덤이라고 봐야하는 것이고, 그들은 이미 책임을 다 졌다. '우리는 진보의 치어리더가 아니다'라는 페미니스트의 글을 통해 나꼼수의 팬덤에서 빠져나간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여러 매체에서의 문제 제기를 통해 빠져나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그들의 책임이다. 사과? 사과했으면 약간의 사람들이 더 남아 있을 수 있겠지. 하지만, 사과 안하는 것도 그들의 자유고, 그 책임 또한 명확히 가져간 것이다.
마초, 성평등에 관한 글은 그냥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김어준이 마초면 어떻고 아니면 또 어떻단 말인가? 김어준이 그들에게 남성으로서 복종을 강요하기라도 한 것인가? 성평등은 사회적, 제도적 차원에서 논할 문제이지.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할 문제가 아니다. 김어준의 마초는 김어준의 여친과 와이프가 제기해야할 문제라는 것이다.
기분 나쁠 수 있다. 성희롱 같을 수 있다. 못참겠으면 고발하면 된다. 기분 나빠서 사과 요구해도 된다. 하지만, 사과를 하고 안하고는 상대방의 온전한 권리다. 사과 안해서 더욱 기분이 나쁜가? 그럼 그들에게 책임을 지워라. 즉, 듣지 말던가, 보지 말던가. 그들의 영향력에서 당신을 제외시키면 된다.
제일 병신같은 일이 소위 '조금 배웠다는 사람'들이 김어준에게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다. 행동은 강요될 수 없는 민주 사회에서의 자기 권리인 것을 정말 몰라서 그러는 건가?
그럴싸한 글이면, '나 기분 나쁘니까 너 사과해' 따위가 허용이 되고, '너 내가 보기에 마초같은데 마초는 나쁜 것이니까 바꿔'라는 말이 가능한 것인가?
다양성은 개뿔, 이건 그냥 자기 중심적 사고의 극치이다. 다른 사람한테 무엇인가를 요구하지 말고, 그냥 너희들 생각을 말해라. '나 그거 듣고 기분 나빴다', '너 내가 보기에 마초 기질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민주 사회에서의 정당한 표현방법이다. 물론, 요구했다고 해서 크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요구를 안 들어줬다고 떼부리는 것이 문제이지. 싫은가? 싫으면 안듣고, 안보는 것이 그들에게는 가장 적절한 책임이다.
여성에 대한 배려 부족? 나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에서 이 표현이 제일 병신같다고 생각하는데, '배려'라는 것은 안했을 때에 '욕'하는 대상이 아니고, 했을 때 '감사'한 부분이지. 이건 그냥 지하철 일반석에서 자리 양보 안한다고 젊은이한테 떼부리는 늙은이 딱 그 수준인거다.
말도 안되는 논리 가져다 붙여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냥 기분 나쁘고 안나쁘고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당신이 기분 나쁘게 생겼다고 얼굴을 고치라고 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