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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목적은 죽음이다.
게시물ID : phil_21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기33
추천 : 2
조회수 : 975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2/10 23:57:58
우리는 흔히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해 합니다.
도대체 내가 사는 이유, 삶의 방향성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 것인지, 그럼으로써 내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자신도 모르기 때문에 그것을 궁금해 하는 것이죠. 

아주 힘이 들 때 '죽지 못 해 산다'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은 죽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만큼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고, 또 정말 죽기 위해서 사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보통, 인간은 죽지 않기 위해 바둥거리며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허무하게 만듭니다. 
내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표, 학업, 취업, 사업, 결혼 등등 그 모든 것이 죽음을 향해 흐르는 것이라면 그것은 무의미해지고 우리는 아무 것도 이루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삶의 목적을 죽음에 두지 않습니다.

얼마전 외국 언론에서 노인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가장 많은 답변은 젊어서 모험을 해 보지 못 했던 것이 후회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런 답을 했는지 생각해 보면 평범한 일생을 살았던 노인들이 한 번 뿐인 인생을 실패할까봐 겁이 나서 죽게 될까봐 겁이 나서 순응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노인은 죽음을 무서워합니다. 그런데 죽을 지도 모를 모험을 못 해 봤다는 과거가 가장 후회가 된다니 이상하지 않습니까?

죽을 지도 모르는 모험이란 자신을 자극하고 살아있게 만들 것 같은 열정, 패기, 젊음 이런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노인은 그 모험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에 숨어 있는 젊음의 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얼핏 모험을 해 보지 못 한 노인이 젊음의 생수를 마시고 젊어지면 스릴 넘치는 모험의 인생을 살 것 같지만 제 생각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는 그냥 역동적인 젊음을 원할뿐 막상 젊어지면 원하는 것을 얻었으므로 여전히 똑같이 순응하는 삶을 살 것입니다.

어째서 노인은 모험을 감수하지 못 하는 별 볼 일없는 늙은이로 전락하고 마는 것일까요? 욕망이 부족해서? 소심해서? 아닙니다. 욕망을 충족하며 살자니 모험을 감수하지 못 하는 삶을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여기에 인생의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인간은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행동하나 그 욕망이란 철저히 자연의 섭리를 벗어나지 못 합니다. 아무도 삶의 목적을 죽음에 두지 않지만 살기 위해 목적한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목표들, 예를 들어 성취라든가 명예라든가 이런 것들, 이런 것들이 삶을 죽음이라는 순응으로 몰아갑니다.  

우리의 삶은 원래 자발적 의도로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끝도 나의 의도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정하는듯 싶던 인생 역시 따져보면 죽음으로의 순응, 그 과정의 일부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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