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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때 행군한 썰.
게시물ID : military_251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르크론
추천 : 1
조회수 : 68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6/24 15:01:24
본인은 7월군번으로..

후반기받고 자대가니 추석이었음..

자대 배치후 2주만에 RCT 뛰고..

바로 또 얼마 안 있고 혹한기가 시작했음.

당연히 혹한기의 꽃은 행군임..

본인은 체력이 그리 좋은편은 아니었음..

근데 본인을 뭔가 맘에 안들어하던 부분대장이 있었음..

무슨 이유때문에 내가 그사람 눈밖에 났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눈밖에 날 행동을 했었겠지..

여튼, 그 부분대장 덕분에 내 군장은 완전한 FM 군장이었음..

무거웠음; 21사단이다보니 부대 주변은 죄다 산악지형이었음.

춥기도 오지게 춥고..

행군을 시작하고 오르막!! 내리막!! 반복하다보니 이건 논산훈련소에서 행군하던 그 수준이 아닌거임..

진심 너무 미치도록 힘든거임;;

어지럽고.. 뭐 그런? 여튼 내가 휘청이기 시작했음..

맨 앞에서 휘청이니까.. 맨 뒤에있던 부분대장이 갑자기 속력을 올리기 시작하는거임;;

그러더니 내 뒤로 오더니 귀에대고 재잘거리기 시작해..

"열외되면 뒈진다~ 열외되면 뒈진다~ 열외되면 뒈진다~"
이 말을 무한반복하는거임.. 

당시 느낀건 진짜 악마로 보였음..

몸이 휘청이는걸 떠나서 이제 맨탈까지 파괘가 되었음..

그렇게 휘청이고 걷고 있으니 중대장이 내 상태를 보고 이건 쓰러지겠다 싶었나봄.

얼굴이 하얗게 올랐다던데.. 뭐 그건 중요한게 아닌드..

중대장이 후송차 타라고 했음..

근대 난 막내였고 부분대장의 압박이 존나 크게 왔기때문에..

"괜찮습니다!" 를 주구장창 외첬음..

중대장이 보기엔 내가 기특했나봄.. 갑자기 중대장이 내 군장을 벗으라 내놓으라함..

당연히 괜찮다고 했지만, 중대장은 '명령'이라고 안 내놓으면 너 영창보낸다고함..

그러더니 중대장이 내 군장까지 군장을 두개를 짊어지고 가기 시작했음..

난 이제 단독군장으로 행군하기 시작하고 있었음..

다시 뒤로가있던 부분대장이 내 모습을 보더니 속도를 다시내어 내 뒤로 바짝붙어서 또

귓가에 속삭였음

"니가 미쳤지? 니가 미쳤구나? 니 군장이 중대장님 위에있는거냐? 미친새끼."
진심 군장을 빼앗겨 몸은 견딜 수 있었는데 이어지는 정신공격은 내 맨탈을 가루로 만들고 있었음..

결국 다음 쉬는시간에 중대장한테서 군장을 다시 빼앗아옴..

사실 이때 중대장이 안준다고 했는데, 내가 쫌 입은 산편이라..

"자대와서 첫 행군입니다. 꼭 군장을 매고 완주하고 싶습니다."라고 오글거리는 맨트를 날림.

결국 내 군장 받아들고.. 

혹한기 40km 행군을 완주했음..

근데 소름돋는건 마지막 쉬는시간에 그 악마같은 부분대장이 양말 갈아신는다고 전투화를 처음 벗었음;;

근데 이놈 발에 물집이 다 터지고 모든 발가락에 물집도 다 터져서...

양말이 피랑 진물에 젖어있었음..

그 양말을 벗는데 내가 다 살이 벗겨지는 느낌이었음..

내 생에 그렇게 독한놈은 처음봤음..

원래 이 부분대장이 덩치도 있고, 평발도 있고 해서 중간에 어떻게든 호송차 타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놈 자존심에 막내가 낙오하는건 못보는거였음..

결국 지 발이 피로 물들면서 나를 완주시킴;;

여튼 자대복귀하니까 기다리는 살얼음이 낀 막걸리 정말 내 생에 먹었던 알콜중에 가장 맛있었음.

쓰고나니 재미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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