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영화나 폭력물에 마지막 장면에 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뻔한 장면이 있다. 주인공과 악당 두목이 최후의 맞짱을 화려하게 뜨다가 결국 악당이 패배하자 언제그랬냐는듯이 아주 순진한 눈망울로 주인공한테 질질짜면서 살려달라고 애원을 하자 주인공이 측은지심을 발휘, 용서해주고 뒤돌아 가는 순간 숨겨놓았던 칼로 야비하게 등을 향해 찌르려는 찰나 주인공이 예상했다는 듯이 반격을 하여 결국 악당 '으윽~'외마디 남기며 사망!
익숙한 뻔한 장면아닌가? 하지만, 이게 '뒤에서 칼로 찔렀더니, 주인공 그냥 사망. 영화 끝' 이렇게 되면 황당해진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한국정치판에서 벌어졌다.
딴날당이 '이제 더이상 하지 않는 말' 2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민생을 살리자'요 그 둘째는 '상생하자'
작년만 해도 많이 나왔던 이 두 말, 이제는 사라졌다.
차떼기로 대선패배하고, 탄핵으로 지탄받았을 때 그때부터 딴날당은 거대여당앞에만 서면 항상 '이러지말자. 상생하자. 민생이 먼저다'라며 비굴모드로 아주 쉽게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론 막상 대통령이 '상생하자'라고 공식적으로 제안하니깐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걸로 그 본심이 어떠했는지 우리는 짐작한다.)
여당은 또 여당대로 마치 어린아이가 장검을 쥐어잡은 듯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딴날당이 '우리 상생하자니깐~'라며 울부짖는 그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잘도 속아 넘어가서 끝짱을 봐야 할 곳에서 진짜로 그 말을 믿고 '용서해주지~'라면서 뒤돌아 서다 칼에 찔려 죽어버린 것이다.
이거 허무개그다. 아니, 허무 정치다.
밑에 펀 글인지 직접 쓴 글인지 몰라도 '참새짹짹'님이 올리신 글 중에 언급된 것때문에 지금 글을 올리는데, 여당이 딴날당한테 등을 보여준 직접적 계기가 된 사건이 '법사위를 한나라당에 넘겨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행위는 등을 보여준 게 아니라, 아예 '날 찌르슈~'하면서 칼을 넘겨준 거나 다름없는 행위였다. 그 이후로 국보법폐지가 물건너가며, 행정수도이전위헌, 지방선거 패배, 보궐 선거 등등 모든 흐름은 다시 딴날당에게 맡겨져 버렸다. 죽고나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랴
두들겨맞는 대통령 덕에 당선된 여당 탄돌이들은 더 가관인 게 고건이 새로 창당한다니깐 '아이, 좋아라'하고 있는 모양이다. 참 좋다. 고건 창당 절대 환영이다. 제발 여당안에서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있는 잡탕들 다 델고 가주길 바란다. 아니면, 진짜 지조있는 극소수가 탈당을 해버리던지, 이렇게 죽도 밥도 안되는 당 가지고 여당이라는 명찰만 달고 있으면 무엇하랴.
한국식 민주주의의 모순점중에 하나가 행정부 수반은 교체되는데 반해서, 행정부관료, 공무원은 헌법으로 그 지위가 보장받는 데 있다고 본다. 다른나라처럼 대통령바뀌었다고 해서 말단공무원까지 바뀌는 일이 없다. 그 이상한 구조가 우리에겐 상식인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행정부 기본 체질은 딴날당이랑 어울리지 개혁같은 거 들먹이는 대통령이랑은 그다지 맞지 않는다. 그러하니, 차기 대선이 딴날당에 가더라도 '초록이 동색'이 되니, 솔직해 보이는 점도 없잖아 있다고 보아져 기대도 된다.(그래도 딴날당이 못가져간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보기엔 여당 규모는 지금 민주당이나 민노당 수준으로 열명 정도면 딱이다. 그걸로 뭐하냐고 하소연해봤자, 어차피 과반수 줘도 아무 것도 못하는 거 아쉬울 것도 없을 듯싶다.
고건 행님이 창당해서 열우당 의원 수십명 델고 가고, 그렇게 구색 맞춰서 나중에 민주당이랑 합당하면 딱이다. 간판은 '도로 민주당' 얼굴마담 '고건(약자: GG)' 실세 화가비
원래 촛점은 딴날당 콩깔려고 적었는데, 얘기가 자꾸 옆으로 새버리네. 아무튼 딴날당은 아쉬울 때 국민찾고 상생 찾더니, 지금 봐봐라. 낮에는 골프장찾고, 밤에는 주무르기만 바빴지 국민이 어딨고, 상생이 어드메 있던가?(옛날에 막말 잘하던 홍준표 혼자 부동산 법안내더라. 이게 말이돼?)
그런 자들이 하는 말 진짜로 믿고 손내밀었다가 수첩공주한테 거절당한 대통령도 우습다. (이 모습 한번 상상해보시라! 수첩공주: 웃으면서 악수하자며 손을 내민다. 대통령: '아 예'하면서 맞잡으려고 손 내민다. 수첩공주: '싫어요'하며 손빼버린다. 대통령: 뻘쭘~)
대통령은 '딴날당지지하는 국민들이 엄연히 있다'고 딴날당에 악수를 청했지만, 그 딴날당에겐 국민들은 없다. 그냥 표 찍는 도구일 뿐 표 받을 만큼 받았으니, 이제 뭬가 겁날까? 과학적인 답변이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아흐다롱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