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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혜리-지나의 취중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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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네스티
추천 : 14
조회수 : 4610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4/09/19 08:43:46



남성들에게 다시 하기 싫은 경험을 묻는다면, '군 복무'가 첫 번째일 거다. 그 만큼 혹독하고 외로운 자기 만의 싸움이 기다리는 곳이 군대다. 하지만 군대가 꼭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곳 만은 아니다. 군대엔 '낭만'이 있다. 지나고 나면 젊은 시절 보낸 2년여간의 시간이 크게 아깝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군대에서 만난 전우, 장교들과의 전우애와 추억이 고스란히 남은 덕분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 가수·배우·코미디언이 3박 4일의 일정으로 입대했다. 부사관 후보생으로 부사관이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화생방 훈련에서는 눈물, 콧물, 침까지 질질 흘렸다. 배고픔에 허덕이며 제육 쌈을 두 식판이나 흡입했고, 생전 처음으로 '민낯'도 과감하게 오픈했다. 유격 훈련에서는 거대한 장벽을 넘으며 "내 머리를 밟고 올라서"라며 제 머리를 내어줬다.

여자 스타들의 군대 체험기 MBC '진짜 사나이-여군 특집'은 그렇게 '리얼'했다. 그리고 웃음과 진한 감동을 안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우 라미란과 홍은희는 '대한민구 어머니'의 저력을 보여줬다. 배우 김소연과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박승희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신력과 강인함을 보여줬다. 코미디언 맹승지는 '배꼽티를 입고 입대한 철부지'에서 '한 뼘 더 성숙한 모습'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오늘 취중토크의 주인공 가수 지나와 걸스데이 혜리 역시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다. '여군 특집' 이후 더 바빠진 스케줄 때문에 취중 토크는 오후 1시 진행됐다. 더운 날씨에 맥주 한 병 씩을 나눠 마시면서 군대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군 입대 전엔 '잘 모르는 사이'였다는 이들은 이제 친 자매나 다름없었다. 전우애와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꿀 호떡 먹다, 서러운 눈물 왈칵 쏟은 1일차

-처음 여군 특집하자고 했을 때, 걱정도 됐을거에요.

(혜리) "'진짜 사나이'를 재밌게 봤어요. 해보고 싶었죠. 간다고 결정했을 때 '모든 걸 내려놓고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지나 씨는 입소하는 날 강아지를 왜 데려간 거예요.

(지나) "군대란 곳을 전혀 몰랐어요. 처음에 매니저가 '진짜사나이'라고 해서 축하무대 하러 가는 줄 알았죠. 며칠 전에야 훈련을 받는 거란 걸 알았고요. 헨리랑 통화를 했는데 절 골탕 먹이려고 'PX에 가면 총알을 살 수 있다고 하고, 마사지를 받고 싶으면 쿠폰을 준다'고 거짓말을 했다니까요. 먹고 싶은 것도 잔뜩 챙겨가라고 하고요. 포미닛의 남지현이랑 권소현도 마찬가지였어요. 키우는 강아지를 데려가면 군견이라 더 좋아할 거라고 하는 거예요. 여자는 경례도 두 손으로 하는거라지 않나."

(혜리) "좀 간소하게 챙겨갔는데도 반 이상은 소포로 다시 보내야 됐어요. 처음엔 굉장히 불편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신경이 쓰이지 않더라고요. 하긴 나중엔 선크림도 안 발랐어요. 땀이 흐르니 따끔거려서 오히려 불편했죠."

-입소식날 맹승지 씨의 배꼽티는 충격적이었어요.

(혜리) "승지 언니는 '진짜 사나이'를 잘 모르더라고요. 야외에서 하는 예능 버라이어티라고 알고 온거죠. 다들 '일단 보면, 더 못할 거다'라고 못 보게 했데요. 그냥 평소 하던 일을 하려고 온 건데 그 사단이 난거에요. 알았다면 배꼽티는 입지 않았겠죠."



-혜리 씨는 걸신이 온 듯 했어요.

(혜리) "원래 잘 먹는 스타일이긴 해요. 조금만 배가 고파도 '밥 언제줘요? 밥 없으면 일 못해요'라고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밥이 무조건 1번이죠. 고된 훈련까지 받았으니 얼마나 맛있었겠어요. 근데 방송 보고 엄청 놀랐죠. 그렇게 입에 우겨넣은 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봐도 '쟤 진짜 잘 먹는다' 그랬다니까요. 밥 시간 만 기다렸던 거 같아요."

-제일 재미있었던게 제식훈련을 받을 때였어요. 두 분이 특히 못했죠.

(혜리) "아니에요. 전 정말 제대로 했어요. 근데 세 명의 동작이 다 다르니까 틀려 보이는 거예요. 지금 방송을 보면 '저걸 왜 못했을까' 바보 같죠. 근데 100m 달리기하기 전의 긴장감 같은 게 계속 있었어요. 심지어 걷는 법도 까먹을 정도였다니까요."

(지나) "방송에서는 편집이 됐지만, 그 것만 두 시간을 한 거예요. 사실 저가 제가 너무 답답해서 짜증이 났어요. 이게 왜 안 되는지 이해도 되지 않고요. 옷도 불편하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덥기는 또 엄청 덥고 갑자기 비도 오고요. 엄마도 보고 싶고, 그냥 창피해요."

-안무도 척척 외우는 댄스 가수들이 '걸음바꿔가'가 그렇게 힘들던가요.

(지나) "그 상황이었다면, 안무도 못 외웠을 거에요. 합격·불합격을 판단하니까, 부담감이 커서 못한 것도 있고요. 얼마 전에 녹음실에서도 한 번 해봤는데 성공했다니까요. 하하."



-잠 자리는 어떻던가요.

(혜리) "전 어디 가서든 5분만 주면 잠이 드는 스타일이에요. 예민한 분들은 잘 못잤어요. 은희 언니 미란 언니가 그래서 힘들어 했어요."

(지나) "원래 침대가 아니면 잠을 못자는 편이에요. 근데 너무 잘 자서 깜짝 놀랐어요. 일단 너무 피곤하니까요. 그리고 주문을 걸었어요. 지금 자지 않으면 내일 더 피곤하다고요."





▶교관들에게 영어 욕까지 선사한 화생방 2일차

-각개전투 교장에서 맹승지 씨가 엄청 혼났어요. 팔굽혀펴기를 하며 '여자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는 명대사를 남겼죠.

(지나) "사실 각개전투부터 다들 몸 상태가 힘들었어요. 한 번에 확 가더군요. 총을 들고 있기도 힘든데, 잘못하면 열외까지 당하고 선착순도 하게 되고요. 각개전투에서 승지 언니가 서러운게 터졌어요. '여자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고 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네'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하. 다들 안절부절했죠. 제가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닌데, 그 순간엔 진심으로 걱정했어요."

-화생방 훈련은 두고 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거 같아요.

(지나) "힘들었어요. 방독면 착용을 처음 연습했을 때랑 화생방에 들어갔을 때랑 방독면을 착용한 느낌이 좀 달랐거든요. 이런 생각이었요. ‘이상하네, 아프네, 나가야겠다’였어요. 다른 생각할 여유도 없었어요. 눈이 뒤집어질 것 같고 어지럽고 목도 너무 아팠고요. 정말 패닉이 왔어요. 숨이 막혀서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심지어 너무 놀라서 교관들에게 영어로 욕까지 해버렸어요. 저리 비키라고요."



(혜리) "손 쓸 방법이 없었어요. 전 죽을거 같다가 아니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 눈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교관님이고 뭐가, 다 적이었고 무찔러야 하는 존재로 느껴졌죠."

-콧물에 눈물에 침까지 질질 흘렸어요. 그런 부분도 많이 부담이 됐을 거에요.

(혜리) "방송을 보면 제가 카메라를 슬슬 피해다녀요. 그 와중에 카메라가 쫒아 오는 게 원망스럽더라고요. '이런 것까지 찍어야 하나'라면서 많이 미웠어요."

(지나) "뭐 콧물, 눈물 다 보여줬으니까 이젠 어떤 모습을 보여줘도 다 할 수 있을거 같아요. 그거 보다는 조금이라도 예쁠테니까요. 하하."

-퇴소식에서 마녀 소대장도 눈물을 보였어요. 무슨 얘기를 해주던가요.

(지나) "마지막에 손을 잡고 꽉 안아주시면서 '최지나 후보생 생각보다 너무 잘했다, 못 버틸줄 알았는데 버텨줘서 고맙다'는 얘길 하시는데 정말 많이 울었어요. 뭔가 해낸 기분도 있었고요."



-혜리 씨는 마지막에 터미네이터 교관에게 앙탈 부리는 영상이 굉장히 화제가 됐어요.

(혜리) "상상도 못했어요. 이젠 정말 마지막인데도 '말 똑바로 합니다'라고 말하는 교관님이 서운하더라고요. 마지막인데 고생했다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정도 많이 들었는데 말이죠."

-두 번째로 찾아간 부사관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혜리) "가는 길부터가 힘들었어요. 밑에서 훈육관 님을 만나서 22㎏짜리 의류대를 매고 30분을 걸었어요. 언덕이었는데요. '번호 붙여가'를 하면서 군가도 불러야되고 39도의 찌는 날씨에 30분을 걷다보니, 모든 훈련 중에 화생방과 제일 힘든 시간이었어요. 다리가 찢어지는줄 알았어요."

-사격 훈련도 엄청난 고통이 따랐죠.



(혜리) "사격보다 사격술예비훈련이 더 힘들다는 얘긴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근데 'PRI'(사격술예비훈련)가 피나고 알배기고 그런거라나. 그 때 우린 모두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녹다운이 된 상태였어요. 뭘 할 수가 없었어요. '한계구나'라고 느꼈고 다들 울면서 했어요."



▶"사흘간 40번은 운 것 같아" 눈물의 연속, 유격훈련 3일차

-다음날 있었던 유격 훈련이 가장 힘들었을 거 같아요.

(혜리) "사실 제일 재미있었어요. 특히 담장 넘기를 할 때 진짜 뭔가 투지에 불타서 '이건 꼭 성공하고 말리라'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소연 언니는 '제 머릴 밟고 가세요'라며 머릴 내미는데, 전 계속 '못 버팁니다'라고 단호히 말했어요. 소연 언니가 많이 힘들까봐 그런 건데, 나중에 소연 언니가 속마음 인터뷰에서 '전 단체로 하는 훈련에서는 불편한 존재'라고 하는걸 듣고 그게 너무 미안했어요. 그날의 히어로는 승지 언니였죠. 사실 승희 언니도 못 올라갔고, 일반 부사관 후보생들도 다 실패했거든요. 근데 승지 언니만 올라간 거예요. 영웅이었죠. 힘들기도 했지만 제일 재미있었어요,"

-사흘동안 몇 번이나 운거 같나요.

(혜리) "적어도 40번은 운거 같아요. 특히 유격 내내 울었어요. 방송에 나오지 않아서 감사했을 정도였죠. 유격을 받기 전에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그래서 더 힘들었나 봐요. 언니들도 '방송에서 눈물 흘려본 적이 없다'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상하게 눈물이 계속 난다고 했어요."

(지나) "전 그래도 많이 참았어요. 눈물이 흐를 거 같으면 삼켜버리는 편이에요. 엄마는 제가 울기만 하면 '뚝 뚝' 그랬거든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그런지 엄마가 '강해져야해, 운다고 봐줄 거 같아'라면서 단련을 시키셨죠. 단련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참았던 만큼 터진 거 같아요. 못하고 못 알아듣는 서러움에 혼자 화장실에서 울고 그랬어요."

-목욕탕에서 샤워할 때는 괜찮았나요.

(지나) "너무 부족했죠. 15분 만에 씻어야 되니까 씻어도 찝찝한 느낌이 들었어요. 머리를 살짝은 말리고 싶은데 그것도 못했고요."

(혜리) "소연 언니가 샤워를 하면서도 '3분 29초 남았습니다'라며 알려줘서 겨우 시간에 맞출 수 있었죠."

-방송 후 부사관 훈련소 정수기에 붙은 사진이 에이핑크에서 걸스데이로 바뀌었다고 들었어요.

(혜리) "진짜 바꿔줄지는 몰랐어요. 그냥 애교였는데 깜짝 놀랐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남자들은 돈 1억원을 줘도, 군대는 다시 가기 싫다고 해요. 두 분은 다시 갈 수 있겠어요.

(혜리) "사실 이 질문을 많이 받아봤어요. 제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 '같은 멤버라면 가겠습니다'가 제 대답입니다."

(지나)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고요. 수많은 군 장병 여러분들이 경험한 것들을 이겨냈다는 사실 만으로 행복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 개인적인 변화가 있다면요.

(혜리) "제가 일을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가끔은 '내가 이것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거든요. 근데 이젠 모든 게 감사해요. '더 열심히 살겠다'는 마인드가 생겼습니다."

(지나) "5년차가 되면서 많이 해이해 졌죠. 그런 제 정신을 차리게 해준 거 같아요. 언어도 그렇고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게 해줬어요. 못 할 거 같아도, '난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요. 시간을 지키는 점이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개선됐고요. 딱 정신을 차리고 좋은 가수가 될 준비가 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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