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한미 FTA의 위험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사실 이 글도 한미 FTA를 말할 뿐 FTA가 아니라 여러 투자협정(조약)의 조항으로 자주 나오는 ISD를 문제삼고자 써보는 글이다.

 

한미 FTA가 졸속 날치기 통과된지 이제 1년이 흘렀다. 오렌지 값 500원, 와인 값 900원 싸진 것 빼고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한미 FTA의 혜택이 보이지 않는다. FTA가 체결되고 바로 대한민국은 수많은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이미 증명되었다.

 

그런데 이런 평화로운 시기에 론스타는 또 말썽이다. 우리나라에서 몇 조원을 이미 먹튀로 먹었으면서도 한국이 자신들의 투자를 방해했다며 한국 정부를 제소했다. 물론 이것은 한미 FTA와는 무관한 일이다. 하지만 ISD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설사 이 상황에 한미 FTA의 ISD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라 할지라도 근본적으로 ISD와 관련된 문제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ISD를 조금 설명하고 이게 왜 나쁜 건지 이어서 설명하겠다.

 

ISD란 투자자 국가 소송이다. 쉽게 말하면 투자자가 해당 국가의 정책이 자신의 투자에 방해(불평등하다고 느끼거나 등등)된다고 판단할 때 국가를 상대로 제소를 하여 보상금을 받아내는 것이다. 애초에 이 ISD가 만들어진 목적은 선진국이 후진국 상대로 협정을 맺을 때 안정장치 정도의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이 안정장치 목적은 현재 2100개에 달하는 수많은 협정들이 맺어지면서 퇴색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아직도 충분한 효력을 발휘한다는 게 무서운 것이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무섭냐? 바로 미국 기업이나 정부는 패소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것이다. 간혹 옛날 KBS가 보여준 15건 승소 22건 패소를 근거로 미국도 패소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은 ISD에서 무적이다. 단 한 번도 미국 정부나 기업을 상대로 제소한 ISD에서 미국을 이긴 사례가 없다. 다만 미국 기업이 상대국을 상대로 제소한 ISD에서는 22건의 패소가 있고 15건은 승소했으며 18건은 합의(합의도 사실 승소라고 봐야한다. 결국 보상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진행 중이다. 어디서 이상한 22건의 패소 하나만 듣고 ISD에서 미국도 지지 않느냐고 헛소리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미국은 무적임을 알아두자.

 

쉽게 말해 우리나라 기업이 미국을 상대로 제소하면 승률 0%이고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면 승률이 30%가 훌쩍 넘는 것이다. 그럼 왜 미국은 지지 않을까? 그것은 미국의 영향력이 아직도 국제적으로 막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실제 3명의 중재판정부가 재판 과정에서 미국의 압박을 받았다는 증거(로언 사건)도 이미 옛적에 밝혀졌다. 이 외에도 미국의 ‘안전장치’는 많다. 우선 한-미 FTA의 ISD는 미국 수정헌법 제5조를 기초한 미국 판례를 고스란히 반영했기에 우리 헌법과는 전혀 다른 미국의 'Rule'로 법정싸움을 벌여야 한다. 게다가 미국은 ISD 123건을 치루면서 수십 년간 전문 법률가를 키워냈다. 그들이 변호사로, 중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ISD를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고, 중재인으로 활동해본 법률가도 없다. 인프라, 자원부터 미국이랑은 상대도 안되는 것이다. 게다가 중재인 3명을 당사자가 한 명씩 뽑고 나머지 한 명은 합의를 거친다는데 순진하지 않고서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가? 저 합의과정에서 미국이 얼마나 딴지를 걸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중재인을 세우는지 이미 알 사람은 다 안다.

 

론스타를 시작으로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제소가 들어올지는 미지수이다. 확실한건 우리나라의 기업은 ISD를 통한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론스타를 상대로 벌이는 소송전에서 우리나라가 지면 수조원을 보상해야 하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아는가?

 

당신이 낸 세금이다.

 

 

결론 : ISD 뻐큐머겅 두번머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