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청소년들의 촛불집회가 3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침몰 이후 10대 청소년들이 독자적인 집회를 제안해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청소년단체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www.hopesewol.net) 주최로 개최된 청소년 촛불집회에는 수도권 지역 10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석했다.
세월호 희생자 청소년 추모 집회에 참석한 한 여고생이 추모 묵념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성한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다수의 희생자들이 같은 또래인 10대들인 점에서 집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자신의 문제로 여기는 모습들이었다. 참석한 청소년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실종자들에 대한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한명도 구해내지 못한 것은 물론 언론을 통해 알린 구조활동내용도 거짓말로 나타났었다고 비판했다.
5월 3일 세월호 참사 추모 청소년 집회 사진=윤성한 기자
삼촌이 세월호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는 인천 ㅎ고 1학년생인 문 아무개 양은 “아직 많은 사람들이 기적을 바라고 있다”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서울 ㄱ여고 2학년생인 정 아무개양은 “나도 그 배에 타고 있었으면, 구조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민을 구해내지 못하는 이런 국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 촛불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5월 3일 세월호 참사 추모 청소년 집회 사진=윤성한 기자
인천 ㅅ고 1학년생인 배 아무개양도 “세월호에 대한 소식을 들으며 정부가 국민의 목숨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국가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정부가 사람들을 구해내지는 못하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5월 3일 세월호 참사 추모 청소년 집회 사진=윤성한 기자
10대 청소년 촛불집회는 6시를 조금 넘겨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묵념을 끝으로 마무리되었으며, 참가 청소년들은 삼삼오오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청소년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후 6시부터는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가 자유발언 위주로 이어졌다.
한편 지난달 30일 서울 홍대앞-명동-서울시청광장으로 이어진 세월호 희생자-실종자 추모 침묵행진 '가만히 있으라'는 3일에 다시 한 번 열렸다. 이 날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오후 2시)을 출발해 명동 밀리오레앞(4시)을 거쳐 서울광장(6시)에 도착한 행진 참가자들은 다시 서울광장을 출발해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 도착했을 때(오후 7시 30분께) 갑작스런 종로경찰의 제지로 약 1시간 40여분 동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 자리에 앉아 자유발언을 이어가다가 밤 9시 10분경 종로경찰이 막았던 길을 열자 건너편 동화면세점 앞까지 행진하고 마무리 자유발언을 한 뒤 평화롭게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