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청계광장은 2시부터 이미 청소년들의 집회가 시작되었더군요.
저희는 6시 집회 준비를 위해 까페에서 회의와 정리를 하고
6시부터 시민분들의 자유발언 위주로 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어제 정말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청계광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준 건 처음이였던것 같습니다.
저 다음으로 두 고등학생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저 아이들 이런 자리에 나온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사고에 대한 추모와 대처가 느렸던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것 뿐인데
왜 부모와 아이들이 신상에 대한 걱정을 해야합니까?
10개월 된 아이와 함께 올라오신 어머니십니다.
유모차행진에 참가하셨던 어머니 중 한분인데
중간중간 목이 메이고 눈물을 간신히 참으시며 말씀해주셨습니다.
앞에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마이크를 자꾸 손으로 꼭 쥐는데
저 아이가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신 분이 올라오셨는데
너무나도 말씀을 잘해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처럼 젊은 사람보다는
부모님들이 이번 사건이 더 가슴아프리라 생각합니다.
분노를 가슴속으로 삭히시며 좋은 말씀 해주셨습니다.
청계광장 난간에 달린 노란리본들
모든 시민들이 하루빨리 실종자 전원이
가족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회는 7시 20분쯤 끝나고
바로 범국민집회를 이어갔습니다.
범국민집회는 원래 부정선거와 박근혜하야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많아서
이번 추모집회의 성격이 흐려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결국은 다 같은 국민이고 부모고 자식인가봅니다.
전부 한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8시30분쯤 범국민집회가 끝나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경찰의 허가가 난 합법적 행진이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경찰분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여기까지는 후기였고
아래는 제가 하고 싶은 말 조금만 하겠습니다.
KOCA에서 지원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무대준비에 바빠 얼굴도 못 뵈었습니다.
황금같은 주말을 반납해주시고 참가해주신
오유와 여시 회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자유발언 신청자가 아닌 학생이 중간에 올라와
통진당과 다른 정치적 색깔이 있는 단체 깃발을 내려라 했을 때
그 학생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죽음 앞에서
정치적색깔을 보이면 안됩니다.
우리는 지금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고
그저 이번 어이없는 참사와
너무나도 느리고 체계적이지 못했던 정부의 대응에 화가 난
대한민국 국민일 뿐입니다.
그래서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하는 것이고
이 모든 재난대책 시스템에 최고위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대로 책임지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저희 집회가 끝나고 영상을 틀어줬는데
제가 뉴스나 그런건 많이 봤어도
딱 한가지 못본게 있는데
학생들 목소리가 담긴 동영상
그건 제가 차마 재생버튼을 못눌렀습니다.
어제 그 목소리를 듣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흘렀던지
그리고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단원고학생 중 꿈이 가수라는 학생이 부른 노래소리도 들으며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우리는 분노하지만
항상 애도의 마음도 함께여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잊지마세요. 절대 잊지 마세요.
이번 세월호 승객들을 절대 잊지 말아주세요.
우린 아직 그들을 보낼 수 없습니다.
시간은 계속 흐르며 언젠가는 흐려지겠지만
흐려져도 잊지는 말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