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한 달빛 감춘 네온 거리에
사색으로 무장한 인파는
저마다 종종걸음 재촉하는데
가로수 흔들던 바람도 멈춘 것처럼
낙엽 같던 존재가
홀연히 그대 앞에 섰을 때
마천루 빼곡한 도시 철창 속에서
나의 벽은 쓰러졌습니다.
무너진 틈 사이로 빛이 번지고 정체를 보아
이런, 우린 이미 서로 알고 있군요.
사랑으로 빗은 행동이 늘 옳은 게 아니라 다그쳤던 당신,
차가운 세상에 나를 강하게 해주려
현실적인 이별 깨닫게 하신, 첫 파랑새여.
그때부터 지금까지
왜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는지
나는 시니컬한 게 아니고
진정한 단 하나를 원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그리 싫지만 않다면 말이죠
그대 향한 채로 굳어진 심장에
다시 한 번, 타오르는 불꽃을 기약해도 되는 걸까요?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그냥 뭐, 일 때문에 정신이 없네, 잠깐만 기다려 봐!"
막무가내, 바보 같단 걸 알지만 편의점으로 달린다.
그녀가 마시던 화이트 초코 모카를 기억해내
잔돈 거스르는 알바한테 다시 올 거라며 뛰쳐나왔다.
더뎌지는 1초 1초가 이상한 애로 생각할까, 숨이 찼어.
"헥, 이거 마셔"
현실적으로 그 정도가 딱 좋았지.
그 날까지 내가 널 기억하고 있단 걸
마음이 전해지는 방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