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하는 커피가 비싸다고 불평한 건 항상 나였어
분위기 있는 카페 테라스를 지날 때마다 덜컥 겁이 났고
어딜 가든 0이 몇 개인지 흘겼어
요리를 조금 할 줄 아는 것도 외식비가 너무 화났거든
그나마 나의 연애가 적기였다면
요즘처럼 공기 나쁠 땐 산책을 못 즐기잖아
다 알고 있어, 또각 소리로 눈치 채곤 했는데
점점 구두를 신은 날이 없었단 거
그리고 너에게 애꿎은 비를 맞혔을 때부터
늘 작은 우산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어
예쁜 식기가 놓인 홀 안에서 빗소리를 듣고 싶지만
선뜻 걸음이 가지 않았어, 넌 오죽했을까.
네가 준 시계를 차지 않고 포장 그대로 보관할 거라 사진까지 찍은 건
억지로 감동 주려 한 게 아니라, 멀지 않았음을 직감한 거야.
언제나 집안이 먼저였어, 미안해.
부양해야 할 한 달 병원비 180만 원짜리 이별은
바라는 대로 널 위할 수 없는 가난을 만들었어, 그래서 안녕.
그때를 생각하며 노랫말을 적어 보려 해
나를 눈물로 그리워 말아
형편없던 놈이라도 좋으니, 비웃어줘
웃음 속에 기억되고 싶어
훌훌 턴 그 날
사실 눈물 흘린 건 저였어요
이제 기다리고 있어
청첩장 언제 올지
못다 한 게 있다면
그 날 통 크게 갚으려 한다
그 날 나한테 던진 시계 값과
그 날까지 추억 값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