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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일기
게시물ID : gomin_60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r.Nightmare
추천 : 1
조회수 : 36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6/10/28 03:37:18
오늘.. 회사에서 작업물 평가를 받고 지적당하고 빠꾸먹은 뒤,
더 잘하자는 의미에서 회식을 했다.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
내 옆에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여자를 봤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웃었다.
심장이 두근거려야 정상인데.. 그렇질 못하다.

회식때 한 술 기운에 아직도 잊지 못한 누군가가 다시 떠올랐던 떄문일까.


조용히 가방에서 PSP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니드포 뭐시기라는 게임을 했다.
보통 이렇게 하면 주변사람들이 나에 대해 신경을 끊는다는것을 알고있다.

지하철이 오질 않는다.
여느새 그녀는 내 옆에서 게임 화면을 힐끗힐끗 보고 있다.

지하철에 타고서도 그녀는 내가 기대어 선 앞에 서서 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살짝 웃는다.
예쁜 얼굴이다.

마침 두 자리가 났다.
자리에 앉았다.
...
그리고 나는 PSP를 꺼내서 다시 니드포 뭐시기를 했다.

그렇다.
나는... 나 스스로 '당신에겐 관심이 없다'는 듯한 연기를 하고있다.

잠시후 그녀는 자신이 내릴 곳에서 내렸다.
순간 따라내릴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지하철 문은 닫혔다.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론 안도감을 느꼈다.


왜...?
어째서...?
어쨰서 이 좋은 기회를 발로 차 놓고서도 안도하는거냐.


겁이 난다. 다시 또 사랑하고 상처받게 될까봐.
하지만 기다린다. 언젠가 진정한 사랑이 다시 오기를.

이 얼마나 허접한 논리인가.
이 얼마나 어리석고 유치하고 우유부단한 생각인가.
나는 아직도 연애에 있어서는 연약한 어린아이일 뿐이다.

아쉬우면서도 안도하는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참을수가 없다.
치가 떨리게 나약한 내 모습이 미치도록 싫다.


12월 2일.
한살 터울의 형이 결혼한다.
형은 이미 한 여자만 10년 가까이 보고 있었던것 같다.
연애도 한 7년은 한것 같다.

그래서 부럽다.

나는 그렇지 못했기에, 그래서 샘이난다.
아직도 한여자를 잊지 못하는 나와는 달리, 그것을 성공한 형이 부럽다.


내 머리엔 못이 박혀있다.
가끔 쑤시긴하지만 살만하기에..
그렇게 피를 철철흘리면서 돌아다닌다.

이제는 그 아픔조차도 잊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무감각해져간다.

가끔 오늘같은 일이 있을때면 또 다시 흔들린다.
그때의 감각이 돌아오고 그때의 아픔이 기억난다.

머리에 박혀있는 이 못은 언제쯤 빠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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