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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날벼락 쥔 살인마가 꽃의 피를 갈취해도
지켜야 할 궁리 따위 안중에 없었어.
말해 주오, 그저 추모로 괜찮은지.
선로 위에서 찢긴 영혼은
형체조차 알 수 없게 된 채 울고 있어.
미래를 위해 빠르게 삶을 싣던 전차가
되려 한 인생까지 들이박아 끝을 이르게 할 때도
그들은
자기의 입김과 농간이 만든 실태란 걸 책임 안 졌지.
신이시여, 말해 주오
우리의 핏물과 터진 근육과 내장이 대체 얼마큼 차야
악인들이 빠져 죽을 만큼 되는지.
천 명이 말라 비틀어져 간 기억도 남겨진 자만 더 초라하게 하오.
멈추면 숨 막히는 쳇바퀴가 있어 약자는 약자를 돕지 못하오.
창백한 신이시여, 당신이 온 생명과 약속한 거처럼
우리 시대에는 법이란 게 있소, 그리고
육천만과 약속한 법은 계층의 꼭짓점을 견고히 할 벽돌이 되었소.
부당함의 화신이 세례라도 내린 듯 차별이 익숙해져 가는 게 우리의 삶,
선한 자가 수감자한테 호의호식한다는 지경에 이르렀고
메시아의 이슬 한 방울론 녹조가 된 강을 씻지 못하오.
정의正義를 가진 유전자도 점점 심연 속으로 종속돼
사회의 가장 더러운 부위라 할 수 있는
"갑질"이 편리한 걸 인정할 테고
그토록 증오하였던 타락한 힘을 얻기 위해
도끼로 찍어야 할 발등에 키스를 보내오.
신이시여, 말해 주오
우리의 핏물과 터진 근육과 내장이 대체 얼마큼 차야
악인들이 빠져 죽을 만큼 되는지
낙원은 어디 있는지
지옥이라서 외면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