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 서영석 / 2009-11-24) 물론 내가 주목한 지역은 대구지역이다. 여기에는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후보군에 들어가 있다. 물론 유 전 장관이 야당 단일후보로 나왔을 때도 김범일 현 시장과 붙어서 이기지는 못했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온 유시민 전 장관은 28.4%의 지지도를 얻었을 뿐이고, 김범일 현 대구시장은 47.4%를 얻어 유 전 장관을 상당한 격차로 따돌렸다. 유시민 전 장관이 대구시장 할 것은 아니니까 이런 결과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비록 대구시장선거였긴 했지만 유시민 전 장관이란 이름으로 28.4%의 지지도를 기록했다는 것은 사실 대구-경북의 정서를 아는 사람이면 거의 '지각변동'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7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는 대구 지역에서 무려 69.4%를 득표했다. 2위도 다른 사람이 아닌 이회창 후보(18.1%)였다. 경북에서는 더 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경북에서 무려 72.6%를 득표했으며, 2위도 역시 이회창 후보로 13.7%를 얻었다. 당시 정동영 후보는 대구에서 6.0%, 경북에서 6.7%를 얻어 한자릿수에 지나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야 호남출신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16대 대선 때도 당시 노무현 후보는 대구에서 18.5%를 득표했을 뿐이다. 경북에서는 이보다 조금 나았지만 역시 21.2% 득표에 머물렀다. 물론 부산과 경남에서 당시 노무현 후보는 이보다는 조금 나은 득표를 했다. 즉 부산에서는 29.6%를, 경남에서는 26.7%를 득표했던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16대 대선 당시 부산과 경남에서 그나마 나은 득표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노 전 대통령이 봉하 출신이란 점이 일단 점수를 따고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그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표를 얻는 것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그 정도라도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대선에 도전하기 10년 전인 92년부터 2000년 16대 총선에까지 꾸준히 부산에서 도전을 거듭했기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부산-경남이 후보자의 고향인데도 불구하고 그 정도밖에 득표를 못한 것은 DJ당의 후보였다는 것이 족쇄였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도라도 득표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역 출신인데다가 그가 걸었던 역정들이 그만큼의 유권자들에게는 감동을 줬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유시민과 차기 대선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다음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되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 핵심들이 그 어떤 지각변동을 가져올 '꼼수'(박근혜의 입장에서)를 내놓을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여당 후보란 측면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깰 카드를 현재로서 예상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여당 후보로 나섰을 때 그와 겨룰 후보의 조건은 단순 명쾌하다. 즉 호남과 충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영남의 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수 있는 후보라야만 한다. 이런 후보라면 전국의 작은 축소판인 수도권 즉 서울-경기에서도 비슷한 표를 얻을 수밖에 없다. 호남과 충청의 지지를 압도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여기에도 변수는 많지만 이것은 다음 기회에 상세히 논하기로 하자. 일차적인 조건은 영남이다. 이 영남에서 표를 상당부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후보는 야권에서 현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밖에 없다. 이번 여론조사는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28.4%란 지지율은 물론 대구시장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지도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치세 아래 치러진 지난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무소속으로 32.6%를 얻었었다. 그보다 앞선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탄핵 역풍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의 후보로 나섰던 윤덕흥 후보는 21.7%를 얻는데 그쳤었다. 유 전 장관이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대구-경북 지역에서 상당한 득표력을 예상할 수 있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부산-경남은 어떨까. 여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열쇠다.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은 유시민 전 장관이 온전히 물려받고 있다. 유 전 장관이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비록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많이 뒤지기는 하나 2위로 치고 올라온 것도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상속한 적자(嫡子)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재보궐선거 시 경남 양산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행정관 출신의 송인배 후보는 무명임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박희태 후보를 맞아 34.1%를 득표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박희태 후보는 38.1%에 그쳤었다. 큰 차이가 아니다. 이런 추세는 유시민 전 장관이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면 오롯이 그의 득표력으로 전화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일 뿐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와 맞붙어 한판 싸워보기라도 하려면, 17대 대선의 정동영 후보같이 대구-경북에서는 6%대, 부산-경남에서는 12~13%대여서는 애당초 불가능하다. 유시민 전 장관처럼 부산-경남에서는 30%대, 대구-경북에서는 20%대 이상을 득표해야만 그래도 이기든 지든 한번 붙어볼 만하다는 형세가 된다는 얘기다. 이런 조사를 놓고 유시민 전 장관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으로 한번 도전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는듯하다. 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2년부터 10여 년간 줄기차게 부산의 지역구나 지방선거에 도전했던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란 거목이 배경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거목 때문에 부산에서는 한 번도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 유시민 전 장관은 상황이 다르다. 지금은 스스로 배경이 돼야 할 판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또 모르지만, 지금 유시민 전 장관은 대선을 목표로 매진해야 할 때라는 게 내 생각이다. 유시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보고서가 있고 참여방법이 있습니다. (cL) 서영석
차기 대선 야당 후보의 필수조건은?
유시민의 가능성(1)
시사IN 114호 (2009년11월23일자)에 매우 의미심장한 여론조사가 실렸다. 시사IN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내년 6월 2일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별로 여야 후보군들을 넣어 지지도 조사를 했다.
(덧글) 앞으로 시류와 관계없이 거의 하루에 한편 정도는 유시민 프로젝트와 관련된 글들을 쓸 생각입니다. 물론 이 글들이 책 내용이 되지는 않습니다. 자료를 찾다가 떠오른 생각들을 하나씩 엮어가면서 책을 구체화하는 작업입니다. 물론 시류와 관계있는 칼럼도 쓸 것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평균 2편 정도는 칼럼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