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프로듀사가 올해 최고 기대작이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훌륭한 배우들때문이었고, 이차적으론 윤성호감독이 연출에 참여한다는 이유때문이었습니다. 윤성호감독이 빠진다는 뉴스를 듣고부터 드라마가 아슬아슬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드라마를 보고 나니 대본의 미묘한 포인트를 연출이 못살린 느낌이 나더군요. 제가 생각한 연출의 문제점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다큐3일 형식의 인터뷰화면과 극중 화면이 분리가 안되는 점 많은 분들이 오피스를 예시로 많이 드시는데, 저는 오피스보다는 오히려 모던패밀리 생각이 났습니다. 모던패밀리같은 경우, 인터뷰 화면같은 경우엔 완전한 픽스샷으로 진행되고 카메라와 인물들의 거리감을 주는 앵글이 등장하는데 프로듀사는 오히려 너무 밀착되어있습니다. 또한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미드같은 경우엔 인터뷰하는 고정적 장소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인터뷰 장소가 등장하면 이건 인터뷰 화면이라고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듀사 같은 경우엔 극중 화면과 인터뷰화면이 분리가 안되어 혼합적으로 보여지며 배우들이 단순히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을 거는것으로만 처리됩니다. 이러한 경우 시청자들이 혼란스럽게 여기게 되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연출이 늘어진다는 점 대본을 살펴보면 연출적으로 굉장히 빠른 박자감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컷 전환이나 효과같은 면들이 대본을 잘 살리지 못합니다. 컷 전환도 그렇구요, 효과음같은 경우에도 연출과 잘 붙지 않는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효과음은 반박자정도 늦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화면과 편집, 효과음이 잘 붙지 않는 느낌이 듭니다. 이 또한 몰입을 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드라마를 재밌게 만드는 점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론 역시 배우들입니다. 물론 짜증나는 몇몇 캐릭터들이 있지만(라준모나 탁예진같은 경우!!!) 이러한 지점은 캐릭터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배우들이 캐릭터의 비호감적인 면을 잘 커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김수현씨가 연기한 백승찬 같은 경우 캐릭터의 답답함을 배가시키기도 하고, 안쓰럽게도 만들면서 중간을 잘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카메오로 나오는 배우들 또한 적당한 선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새삼 우리나라에 연기 잘 하시는 배우분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로는 대본입니다. 저는 작가님의 작품은 별그대밖에 보지 않았지만 박작가님이 재미와 드라마를 섞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극적 긴장감도 잘 살리신다고 생각하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딴짓을 하던 저도 1박2일 회식신에서는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 특유의 에필로그 활용법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전작에서도 본 극에서는 보여주지 못하는 캐릭터들의 숨은 뒷 모습을 에필로그라는 짧은 씬을 활용해서 보여주셨는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키워준다는 점에서 너무 재미있게 보는 씬입니다. 프로듀사에서도 마찬가지인데, 1화 에필로그에선 백승찬 가족의 분위기를 통해 백승찬의 답답함과 노력성이 이해되고, 2화 에필로그인 라준모와 탁예진의 호프집 에피소드를 통해 둘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긴장감등을 캐치할 수 있었습니다.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는 또한 뒷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도움을 주며 시청자들의 몰입도에도 도움을 주겠지요.
제가 말한것이 모두 맞지 않고 맞을수도 없을 것입니다. 어차피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요. 그래도 저는 프로듀사 3회를 보고 싶다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오로지 대본이랑 연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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