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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프게 사는 사람...
게시물ID : humorbest_2535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규
추천 : 63
조회수 : 4293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11/26 20:36:36
원본글 작성시간 : 2009/11/15 17:16:48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가 다른 친구의 전화를 받으면서 제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친구가 물었나봐요 요즘 "**이 뭐하고 지내?"

친구가 "응 슬프게 살아"


...

난 슬프게 살고있었네요

친구들이 다들 넉넉한 집안이라 말그대로 잘나갑니다

A는 동국대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가서 차도 몰고 다닙니다

B는 간판용으로 서울대 다니면서 좋은집에 시집가기 준비중입니다

C는 홍대 다니면서 부모님이 해주신 서울집도 있습니다

D는 학교를 제대로 가지 않아도 부모님 빽으로 교수들이 알아서 잘 돌보아줍니다

다들 부모님이 잘살고 넉넉한 집안이라 돈걱정도 그닥 없이 잘 삽니다

근데 우리집은 많이 힘들어요

13평자리 좁은 집에서 

아빠는 일안하고 놀고 계시고 

엄마도 집에서 놀고 계십니다

전 고등학교 때부터 실업계 다니고 대학도 안가고 일만 했습니다

솔직히 고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님은 저한테 금적전인 기대도 많이 하셨고

그게 당연한거라 여기셨습니다

그러다 내년에 이제 대학을 갑니다

너무 일만 했던거 같아 휴식도 가질겸

더 늦기전에 공부도 할겸 해서 학교 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등록금도 용돈도 직접 다 벌어야 합니다

엄마 아빠가 한푼도 도와주지 않아요

용돈이며 카드며 부모님들이 다 챙겨주고 돈걱정없이 사는 

주위 친구들이나 언니들 보면 솔직히 너무 부럽습니다

그래요 나도 여유있는 집에서 돈에 쫓기지 않고 돈걱정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슬픈건 나는 왜 여유있게 많은걸 누리지 못하냐가 아닌...

궁핍한 환경에 지친 부모님의 비정상적인 기대입니다

엄마아빠가 일도 제대로 안하고 이러고 있는데

어서 돈을 많이 벌어서 형편에 맞춰서 니가 알아서 어떻게좀 해줘야 할거 아니냐 이런 기대...

그동안 열심히 일한 돈으로 지금 집도 사고 가전제품도 다 바꿨습니다

다른 애들 적금 부어서 결혼 자금 준비하고 있을때

저는 집과 부모님 병원비에 다 썼네요 남는게 없어요

지금도 부모님은 이제와서 대학은 왜..등록금이나 학비로 들어갈돈이 아깝다,

형편생각해서 일해라 반대하고 계십니다

아빠는 젊은날 바람나서 퇴직금까지 다 써놓고 돈 떨어지니까 집에 돌아와서 빈둥빈둥하시고

엄마는 쓸데없는 거 사고 돈낭비하고...

그러면서 나한테 가족부양의 기대만 지나치게 하고 있고...


슬프게 살아가고 있는거 맞는거 같습니다

가끔은 너무 우울해서 살기 싫어요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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