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책은 돈이 안되면 못쓰는 물건인가에 대해 생각을 남겨봅니다.
게시물ID : readers_253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엠브리오
추천 : 3
조회수 : 39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6/03 17:46:35
일단 책이 돈이 된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돈이 된다 = 잘 팔린다 = 책 팔아서 먹고 살 수 있다 = 글을 써서 먹고 살 수 있다로 이어집니다.

책이 돈이 안되면 못쓰는 물건인가라는 질문에는 반론의 여지가 있습니다.
책은 전통적으로 베게나 뗄감, 냄비 받침으로 유용하게 쓰여왔습니다.
저희 집에선 심지어 고양이 스크레처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아저씨 유우머 죄송;;;

글을 쓰는 사람이 글로 먹고 살 수 있는가는 출판시장이 얼마나 잘 굴러가고 있는가라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4조 좀 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 교육/학습/아동물 빼고 8천억 정도가 단행본 시장이라 하고요.(정확한건 아닙니다.)
아주 잘 굴러가고 있다고 말하긴 뭐하지만 어쨋들 굴러가고 있고 여러 사람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문학도 여러분들이 여전히 글을 써서 먹고 살기 힘들다고 느끼실 겁니다.
당연히 전체 시장에서 문학의 비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팩트고. 

이 문제에 관한 제 평소 생각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문학이 '소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달리 말하자면 사고 파는 것이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고 다시 필요가 생기는 과정이 반복되는
시장구조 안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미가 없더라도 가치있는 것, 고오급을 지향하기 보다는 빠르게 소비될 수 있는 '소비재'가 되기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책이 '소비재'가 되면 시장이 잘 굴러가고 출판사도 작가도 돈 많이 벌고 좋겠지.
하지만 저작물은 소비재가 아니잖아? 책이 닳는 것도 아니고! 책 없다고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라고 반문하고 싶으실 겁니다.

한편으로는 소비재가 된다는 것이 작가들의 욕망이나 일반적인 인식과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무릇 좋은 작품이란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이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잖아요.

저는 작품의 퀄리티를 보존하면서 시장이 잘 굴러가는 좋은 예로 일본 야동시장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일본내에서 직접 돈주고 야동을 사지 않는 우리 조차도 야동을 '소비'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닳아 없어져야만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소비의 조건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야동의 특징들을 생각나는데로 읊어보겠습니다.

1.직접적인 쾌락과 관련있는 소비양식이 있다.(딸딸이라는 보편적인 소비양식)
2.독자성과 팬덤을 만들고 배우는 자신을 상품화한다.(특정 배우가 새로운 작품을 냈을 때 보고 싶어지는 현상. 심지어 데뷔 몇주년이랍시고 팬들을 초청해서 함께 야동을 촬영)
3.시의성이 있다.(지금 보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진다)
4.소장가치와 레전드가 있다.(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하드디스크를 열어보세요.)
5.돌고 도는 유행과 스타일, 장르, 동시장 내에서의 시너지가 있다(슬렌더류만 좋아하던 사람이 자연스럽게 육덕류이나 미망인류에 손을 댄다)

뭐 빠진게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총체적인 야동에 대한 인식들이 모여, '야동은 소비하는 것'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졌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도 어떤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야동시장이 왜 계속 커지고 심지어 미국 배우들이 일본 회사에 와서 야동을 찍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문학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저러한 시장의 조건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장르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