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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이 없어진 이야기(미완)
게시물ID : readers_253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2
조회수 : 30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6/05 21: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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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집에 들어와 현관문을 닫고난 뒤에는, 현관 걸음걸음마다 허물처럼 옷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낮은 굽의 펌프스, 재킷, 치마, 스타킹의 순서. 온몸을 갑갑하게 죄고 있던 것들을 전부 다 내던지고 치우지도 못하고 나간 침대로 무너진다. 그러고나선 묶음으로 사둔 머리끈을 아무거나 집어들고 어중간한 어깨 길이의 머리카락을 엉킨 모양 그대로 틀어올린다. 몸을 일으켜 셔츠와 속옷까지 바닥으로 내던지고 욕실에 들어가는 것까지 완성해야 그녀는 집으로 완전히 돌아온 기분이 들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그렇게 하지 않고는 견디지를 못하는 것이다. 그녀의 꽤 오랜 습관이었다.
 
미적지근한 온도의 물을 온몸에 맞으며 그녀는  폼클렌저로 양손 가득 거품을 냈다. 그리고 그 손을 얼굴로 가져가 문지른다. 얼굴에 두드린 화장도 얼른 벗어내고 싶은 욕심에 힘차게 얼굴을 문지르고, 씻어낸다. 뿌듯한 기분으로 거울을 들여다본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물의 열기에 뿌옇게 번진 거울을 손으로 닦아낸 뒤에 그녀는 자신의 불쾌함이 무엇인지 알았다.
 
자신의 눈썹이, 눈썹이 있어야 했을 부분이 그야말로 털 한오라기도 없이 깨끗하게 씻겨나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이미 지나간 일은 되돌릴 방도가 없었다.곱씹는 것을 금새 그만둔 여자는 내일부터는 이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는 것이 더 급했다. 사실 눈썹 따위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아닌가. 외려 있는 동안에도 모양이 맘에 들지 않아 깎기도 하고, 아예 그려버리기도 하고, 문신을 해버리는 사람도 태반이다. 아예 앞머리를 내려 덮어버리는 방도도 있다. 모양을 다듬고 깎던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이젠 아예 눈썹이 없으니 내 맘대로 그려버리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그렇게 결론을 낸 그녀는 평시 그리던대로 그리면 되겠거니 하고 펜슬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금새 후회했다.
있는 것을 잘라내고 메우는 것과 새로이 그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아예 아무것도 없는 위에 그렸다가 지웠다가를 아무리 반복해도 오늘 아침까지 내가 그리던 눈썹과는 완전히 다른 성 싶었다. 거울 속의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혼자서 찍어댄 사진을  살펴보기도 하고, 남이 찍어준 사진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손가락으로 눈 위의 뼈를 더듬어가며, 마치 오늘 화장을 처음 해보는 양 삐뚤삐뚤 선을 그어본다. 눈썹이 있어야했을 부분이 너무 문지른 탓에 빨갛게 부어버린 뒤에야 그녀는 펜슬을 손에서 놓을 수 있었다. 어찌되었던 그녀는 내일 출근을 위해 잠을 자야했다.
 
다음날 그녀는 엉성하게 그린 눈썹을 몹시도 신경쓰며 출근했다. 너무 진하게 그리진 않았는지, 눈썹이 없는 것이 티가 나지는 않는건지, 양쪽이 비뚤어지지는 않았는지. 너무 많은 것이 신경쓰였다.
 

 
 
뭘 더 어떻게 쓸까 고민중이네요
 
정돈용으로 업로드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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