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05781
"종합대학교가 아니라서 의외라고 생각하실 거 같은데… 하니까 되던데요."
수화기 너머로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럴만 했다. 포스텍(옛 포항공대) 총학생회는 23일 이번 대선 부재자투표소가 학내에 설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텍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되는 것은 지난 1986년에 이 학교가 세워진 이후로 최초다.
당초 경북 포항시 남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학교에 부재자투표소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1800명 이상의 부재자투표 신청을 받을 것을 요구했고, 충족하기 쉽지 않은 기준으로 여겨졌다.
현재 포스텍의 학부생은 약 1300명. 대학원생을 합쳐도 3000명가량이다. 그러나 23일 오후 5시 현재 총학생회가 취합한 부재자투표신청은 2100여 건으로, 대학 내에 부재자투표소 설치가 유력한 상황이다.
변화는 10명 남짓한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시작됐다. 포스텍 학생 백무열(22)씨가 주변의 지인들과 함께 학내 게시판에 부재자투표 신청 도우미를 모집하는 글을 올린 것. '투표는 당연한 거니까 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챙겨보자'는 단순 명료한 취지에 총학생회도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학생회관 2층과 학생식당을 중심으로 학교 곳곳에 투표신청 설명소를 설치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타지 출신 학생들의 부재자투표 신청을 도왔다.
학생들의 호응도 좋았다. 투표 한 번 하려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하고도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걸어야 했던 처지의 학생들이 앞다투어 신청했다. 그렇게 닷새 만에 받은 신청서는 2100여 장. 부재자투표소 설치 기준을 가뿐히 넘기고도 남는 수치였다.
포스텍의 이러한 풍경은 올해 대학가에서는 다소 이례적인 모습이다. 국내 종합대학이 밀집해 있는 서울시의 경우에도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추진 중인 곳은 서울대, 고려대, 경희대, 중앙대, 서울시립대 등 5개 대학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김성환 포스텍 총학생회장은 "20대 청년들이 투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의무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저희를 기점으로 다른 곳에서도 이런 시도를 해서 설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18대 대선 부재자 투표 신고기간은 오는 25일(일)까지다. 설치를 원하는 대학은 12월 4일까지 각 구 선관위에 서면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부재자 투표 신청자들은 12월 13일(목)과 14일(금)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총 투표인수가 아니라 부재자 투표자만으로 전교생의 60% 정도를 모은다는게 쉽지 않을껍니다.
게다가 기말시험기간에 투표를 하게 되어 걱정이 많았습니다. 교내에 투표소가 없으면 30~40분을 들여서 버스를 타고 학교 밖 부재자 투표소까지 가야 했거든요. 물리적인 시간이야 만들면 나오지만 시험기간에 그만한 정신적 여유를 찾기가 쉽지 않죠. 게다가
투표합시다! 앞으로 5년간의 멘탈을 위해!
누구를 지지하든 자신의 손으로 이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의 투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자신의 후보가 좋은 결과를 냈다면 만족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했다면 더욱 신중한 마음으로 다음 투표에 참여할 수 있을겁니다.
투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