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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있지만 아쉬운 사퇴..
게시물ID : sisa_254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야에서
추천 : 0
조회수 : 13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1/24 00:32:17


 그냥 눈팅만 했었는데.. 몇년 만에 글을 쓰게 되네요.


 개콘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 어르신, 제가 후보 사퇴하겠습니다. 아름답지않습니까?

 - 그래 아름답지가 않다.


1.

 어떻게든 단일화가 되는 게 더 나았을텐데.. 이렇게 한쪽의 일방적인 사퇴로 결말나다니.. 아쉽습니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외쳤지만.. 이 모습이 과연 애초 기대했던 아름다운 단일화인지..


 기왕 이렇게 사퇴할 거면.. 문재인측의 단일화 방안을 수용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문재인측은 '큰형론'을 견지하면서 통 큰 양보를 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게 진심이든, 아니면 정치적 보여주기든..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판에서 그건 분명히 문측의 플러스 요인이었지요.

 그렇다면 이번엔 안측이 통 크게 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게..

 이번뿐 아니라.. 다음을 위해서도 더 좋은 모습 아니었을까요.. 적어도 이렇게 사퇴할 바에야 말입니다.


 그간의 과정이.. 안철수 개인의 판단이었는지 아니면 안캠의 강경파들의 생각이었는진 몰라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었다면.. 안캠에서 전략적 판단 미스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2.

 단일화 과정이 순탄지 않으리라는 것은 당연히 예상되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양캠프가 옥신각신 하는 것도 저로서는 별 불만은 없었습니다.

 정치란 게 서로 그렇게 싸우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싸우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거죠. 북한도 아니고..


 두 후보 간의 단일화는 단순히 둘 중에 하나를 뽑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사람으로서는 당연히 문재인측을 지지하겠지만..

 그동안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새로운 사람을 갈구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안철수는 마른 논에 단비같은 존재였습니다.


 단일화는 이렇게 성향이 어느 정도 다른 두 진영을 화학적으로 하나로 묶어내는 과정이어야 했습니다.

 룰을 만들고 공정하게 겨뤄서.. 그 결과에 두 후보 모두 승복하고 양 측의 지지자들이 받아들이고 따를 때에야..

 그때야 아름다운 단일화라고 부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은 거기에 마지막으로 점을 찍는 것이 되었을 테지요.

 그런데 이렇게 한쪽이 일방적으로 사퇴를 외쳐버리면.. 사퇴한 쪽의 지지자들의 허탈감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3.

 만약 끝까지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고 대선일까지 갔을 경우에..

 문후보가 후보 사퇴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안철수는 무소속이지만.. 문재인은 민주당의 대표니까요. 자기를 밀어준 조직의 동의와 허락없이는

 후보가 되기도 어렵지만 그 후보를 사퇴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안철수는 그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일화 방식에서의 양보보다.. 차라리 그보다 더 큰 양보를..

 대통령 후보에 나서겠다고 다짐할 때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다만 문제는.. 안후보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정치신인인 안철수를 막다른 곳까지 몰아부쳤다고

 문측을 원망하고 비난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에 실망한 나머지 박근혜쪽으로 가버리게 될 때입니다.

 물론 정치적 성향이 다른 안철수와 박근혜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긴 합니다만.. 어쩌겠습니까.. 현실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걸..


 이제 남은 문제는 이후 이런 사람들을 안철수측이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

 또 문재인측은 얼마나 잘 포용하느냐이겠지요.


 안철수가 던진 이 마지막 승부수가.. 이번 한번의 선거로 끝나지 않고.. 정치적 경험과 역사로 남아서..

 이번 선거에서는 문재인의 대선 승리로.. 또 다음 선거에서, 혹은 다른 정치적 선택에서는

 더 나은 모습이 되는 씨앗과 밑바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철수 개인으로도, 그리고 우리나라로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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