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에 정치인들도 `깜짝 등장'
한나라 권오을 의원 "사람들 생각 보고 들으러 왔다"문재인.유인태씨도 동참, "미안하면서도 감동스럽다"(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 여.야 정치인들도 20일 저녁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탄핵무효 촛불행사'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평범한 복장으로 촛불행사에 등장, 10만-15만명으로 추산되는 인파에 파묻혀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는 않았지만 민심의 향배를 확인하려는 의지 하나만은한결같았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권오을(權五乙) 의원은 두터운 점퍼와 회색양복 바지를 입은 채 참가시민들 사이에서 2시간 남짓 행사를 지켜봤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7시10분께 행사장에 도착했고 보좌관 1명과 권의원 지지네티즌 모임인 `오을이 사랑' 회원 10여명이 동행했다.
권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편안한 마음으로 일반 시민의 자격으로 왔다"며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보고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양성이 중요한데 한쪽만을 강조한다면 다양성의 취지에서 어긋난다고 본다"며 "민주 대 반민주, 개혁 대 반개혁의 이분법적 구도는 분열과 대립을 증폭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촛불집회는 탄핵문제 뿐만 아니라 평소 정치에 대해 느꼈던 고민과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좌관은 이에 대해 "권 의원은 탄핵안 찬성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없고 다만 언론을 통해 촛불집회를 접하기보다 현장에서 듣고 판단하는게 좋은 것같다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전 청와대 참모들도 촛불행사에 깜짝 등장했다.
서울 도봉을 지역구에 출마예정인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노무현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간사대리인을 맡고 있는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촛불행사에 동참했다.
부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문재인 전 수석은 회색계열의 허름한 양복차림을 한채 시민대열에 끼여 있었지만 자신을 알아보는 시민들과 함께 악수를 하고 사진을찍는 여유도 보였다.
문 전 수석은 "시민들한테 고맙고 미안하면서도 감동스럽다"며 "아이들부터 할아버지까지 모인 걸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87년 6월 항쟁이 완성하지 못한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완성시키기 위해 시민들이 모인 것 같다"며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 힘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말했다.(사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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