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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쌍의 'TV를 껐네'MV를 통해 느낀 국내 영상계의 부진함
게시물ID : music_254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prilFunk
추천 : 16
조회수 : 18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9/04 00:19:09
사실 본 글의 초점은 음악이 아니라 영상에 맞춰져 있지만, 오유에서 활성화 된 카테고리 중 가장 근접한 카테고리가 음게였고 주로 다루는 초점도 뮤직비디오에 맞춰져 있는 관계로 음게에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다소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또한 이하의 글에서는 '~하다.'체로 쓰는 점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8월 25일에 공개 된 리쌍의 새 앨범, 그리고 신곡 'TV를 껐네' 본인은 사실 그렇게 크게 가요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자주 음악을 찾아듣는 편도 아니기에, 이 음악에 대해서는 발매 된 지 1주일 하고도 3일이나 지난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최근엔 편의점 유리창쪽에 전용 TV랄까, 광고판 같은 것을 달아놓는 곳이 많지 않은가? 우연히 버스를 기다리다 무심코 정류소 앞 편의점에서 틀어놓은 영상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바로 리쌍의 'TV를 껐네' MV가 화면에 흘러나왔다. 허나 그 순간 본인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으니, 이 영상이 'Oren Lavie'의 'Her Morning Elegance'와 너무나 흡사했던 것이다. 처음엔 촬영 기법만 비슷하려니 했지만 오히려 중간엔 그냥 갖다붙였다 싶을 정도로 흡사한 컷들까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네이버와 구글을 통해 MV와 관련한 검색들을 해보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리쌍 TV를 껐네 MV'로 검색을 했을 땐 왠지 당연하게도 그 음악 자체에 관한 포스팅만 주를 이루었고, '리쌍 TV를 껐네 MV Oren Lavie'라던가 '리쌍 Oren Lavie'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하니 비로소 관련 있어보이는 포스팅이 몇몇 올라왔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근데 Oren Laive쪽이 더 잘 만든 듯.'과 같은 내용이지 진지하게 이것이 표절인지, 오마주인지 패러디인지에 대해 파헤치려는 포스팅은 보이지 않았다. 네이버 뮤직의 리쌍 앨범란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대놓고 표절이 아닌가'와 같은 다소 공격적인 이의 제기를 하는 덧글을, 그 수많은 덧글 중 고작 네 다섯개 발견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솔직히 본인은 리쌍의 MV가 표절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크게 논의하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 이미 이건 그냥 ctrl+c,ctrl+v라고 결정짓고 있고) 다만 온갖 표절이 난무하는 국내 영상계-MV,혹은 광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사태에 대해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듯한 우리 시청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할 뿐이다. 아이돌의 음악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매번 뜨겁게 시시비비가 붙으면서 그들의 MV 표절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큰 논란이 일지 않는 것일까? 물론, MV를 아이돌이나 가수들이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여태껏 경험해 온 바로는, 국내 MV와 광고에 수많은 표절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관심을 쏟는 사례를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아이유의 'Boo'MV 같은 경우도 Kylie Minogue의 'come in to my world'MV(미쉘 공드리 감독)의 표절인가 오마주인가 하는 논란이 조금 있었지만, 대체로 몇몇 소수의 포스팅에 의한 이의 제기였을 뿐 결국 크게 공론화 되지는 않았었다.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닉쿤이 촬영한 배스킨라빈스 CF도 외국의 모 영상을 표절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이의가 나왔지만, 곧 묻히고 말았다. 뭐, 항상 이런 식인 것이다. 가끔 이슈화 되는 표절 논란 MV가 있긴 하지만, 표절 사례가 한 두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반응은 '그러려니'이다. 대체 왜? 음악은 조금만 흡사해도 금새 표절 논란이 검색어 키워드에 핫토픽으로 등장을 하거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수많은 덧글이 달리며 시비를 가리게 되는데 영상은 왜 그렇지 못하단 말인가? 상대적으로 유명하지 않은 아티스트에게서 표절 논란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지도 않다. 지금 이 글에 든 사례만 해도 리쌍, 아이유, 닉쿤 등 현재 연예계 및 가요계에서 호가를 달리는 인물들이 아닌가! 아니면 표절인지 아닌지 그 경계를 판단하기가 너무 모호하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 소리! 오히려 영상이라면 음악의 표절 논란보다 더욱 구분 짓기가 쉬울 터이다. '같은 촬영 기법'과 '같은 화면'은 명백히 다르니까! 리쌍의 'TV를 껐네'와 Oren Lavie의 'Her Mornig Elegance' 둘 다 '스톱모션'기법을 사용했다. 그렇다. '동일한 기법'이다. '스톱모션'으로 촬영 된 영상이 어디 한 둘인가! Coldplay의 'strawberry swing'MV만 봐도 똑같은 스톱모션에, 심지어 똑같이 사람이 누워서 촬영했다. 하지만 Oren Lavie의 영상에서 여주인공이 하늘로 올라갔다 바다로 떨어져 물고기와 노니는 장면, 리쌍의 영상에서 여주인공이 하늘로 올라갔다 바다로 떨어져 물고기와 노니는 장면은 누가봐도 구성 그 자체를, 스토리 그 자체를, 소재 그 자체를 동일하게 한 '같은 화면'이다. 아이유의 'Boo'도, Kylie Minogue의 'come in to my world'도 똑같이 '다중 촬영'기법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당장 유튜브 개인 영상에도 이 기법을 쓴 영상들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허나 'come in to my world'에서 같은 스트리트 안을 돌며 일어나는 화면 구성, 'Boo'에서 같은 스트리트 안을 돌며 일어나는 화면 구성은 엄연히 '동일한 기술 사용'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다. 솔직히 국내 가요계의 MV는 대다수가 가수 본인이 직접 무대에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고, 만약 그게 아니라면 드라마틱한 신파극이고, 가끔 독특한 뮤비가 나올라치면 갖다 베낀 것이고... 매일 매일 똑같은 영상에 길들여져 시청자 역시 그 이상의 것은 특별히 바라지도 않으니 늘 같은 춤추는 영상에 표절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에서 MV란 그냥 가수의 음악에 으레 달려나오는 옵션일 뿐이지 영화와 같은 영상, 예술과 같은 영상으로는 전혀 취급되질 않으니! 해외에서는 MV 전문 감독이 영화 감독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는데 말이다. 국내 영화의 발전에 대해서는 언제나 비판이 쏟아지는 데 왜 MV나 광고에 대해서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사실 영상에 대한 연구, 특히나 기법적인 것에 대한 탐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야 말로 이런 계통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르에 대한 국내의 인식은 터무니 없이 낮다. 결국 무관심이 표절을 낳고, 표절이 곧 퇴보를 낳게 되는 것이다. 한국 영화가 영 발전이 없네 뭐네 무시만 말고, 이런 것 하나하나부터 주목하는 대중 인식의 변화야 말로 영상계의 진보에 한 발자국 도움이 되는 길 아닐까. 언젠가 이 글에서 논란이 된 해외 MV의 창의력을 뛰어넘는 신선한 국내 MV가 이슈화 되는 그 날을 바라며, 이만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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