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참, 기가 막혀서. 이 분이 보자보자 하니까 막 가네요. '디자인 서울' 어쩌구 하는 웃기지도 않은 해프닝은 그래도 참아줄 만 했는데, 광화문 광장에 드뎌 거대한 스노우보드 도약대를 설치했군요. 시민들의 의사표현은 철저히 가로막고, 돈 쳐들여 관제 문화의 정수를 연출하네요.
이게 다 MB 병입니다. 청계천으로 재미보니,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지요? 청계천은 실은 기네스북에 올라야 합니다. 세계 최장의 인공분수, 혹은 세계 최대의 콘크리트 어항이거든요. 듣자 하니, 광화문 광장을 일각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 부른다고 하더군요.
이게 다 MB 병입니다. 이 놈의 나라는 어떻게 된 게 도처에 분수, 도처에 인공폭포입니다. 물 못 마셔서 말라 죽은 귀신이 씌웠나, 지자체장만 되면 그 놈의 분수랑 폭포 만드는 데에 환장하지요. 서민들은 굶는데 몇 백 억씩 들여 사진발 잘 받는 호화청사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
MB병의 핵심은 도대체 현대적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에 시민의 참여를 충분히 보장하는 민주적 운영이라는 소프트웨어보다는 그저 세금 쳐들여 삽질을 해가며 사진에 찍히는 낡은 하드웨어를 건설하는 데에 목숨을 걸지요.
재선을 위한 발악이라고 할까나? 하여튼 세금 쳐들여 이벤트질이나 벌이는 이 고질병,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그러니 제발 투표 좀 제대로 합시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선거 때 표 제대로 던져서 이 구시대의 쓰레기들, 제발 난지도에 매장 좀 합시다. [진중권 블로그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