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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삼국을 병합했으니 고구려가 통일했다면이란 질문이 나오는 검돠.
게시물ID : history_255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iogenes
추천 : 6
조회수 : 10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2/28 07:54:12
애시당초 고신백 모두에게 우리는 하나이며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대의가 공유되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망각하더군요.
 
진실부터 말하자면 이 세 나라는 생존과 팽창을 위해 서로 끊없이 합종연횡해가며 수백년간 상쟁해 온 타국일 뿐입니다.
 
정복당하면 없어져 버리는 것이고
 
정복하면 내 나라가 커지는 거 뿐이죠.
 
그리고 타국을 정복하면 이제부터 니들은 우리 백성이다 그러지 아니면 니들은 그래도 XX국 친구들이야 하나효?
 
생각을 해 보면 당연한 겁니다.
 
다만 피정복민이 비록 무력에 의해 정복당했을 망정 복종해야 하는 대의에 공감할 수만 있다면 복종시키기가 더 쉬워지고 통합된 나라를 끌고 나가기가 훨씬 수월할테니 당연히 정복 후에는 거기에 상응하는 이데올로기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거에요.
 
일단
 
고신백을 통틀어 따져보면
 
굳이 다른 나라를 쓰러뜨리고 내가 다 짱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나라는 없었다 봐야 해요.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거든요.
 
한 나라가 강성해지면 다른 두 나라가 연합하여 강성해진 나라를 압박해 버리거든요.
 
그런 식으로 해서 고신백은 주변의 고만고만한 소국은 병탄해 갈 지언정 어느 정도 일정한 세력균형을 유지해가며 공존(?)해온 셈이예요. 수백년간이나 말입니다.
 
그 균형이 깨뜨려진 건
 
바로 백제가 신라에 맹공을 가하고 여기에 고구려가 거들면서 신라를 일대 위기로 몰아 넣으면서부터입니다. 수백년간 지속되어온 삼국간의 세력균형이 깨지려는 순간이 오게 된 겁니다. 헌데 여기에 더해서 중원이 통일되고 통일된 왕조는 또 고구려를 비롯한 동방지역에 야욕을 가지게 되었죠. 이 두가지 요인이 어우러지고 거기에 더해서 신라 내부에서도 짝퉁 진골 가문 출신 김유신과 퇴출된 진골가문 출신의 김춘추가 등장하면서 삼한일통의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게 된 것이지요.
 
삼한일통의 모토는 멸망한 가야국 왕실의 후예인 김유신에 의해 제창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런 출신의 김유신이었기에 삼한일통이라는 대의를 제창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신라 진퉁 진골들이야 자기네 기득권만 온존하면 되었지 무신 삼한일통의 거대한 위업까지 필요하겠습니까? 기득권자들은 항상 수동적이기 쉽고 현상유지에 머무르고자 하는 습성이 있거든요.
 
그런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서 신라가 당과 손을 잡고 백제와 고구려를 멸하고 다시 이 당과 일대 결전을 벌여 한반도에서 당을 축출하고 삼한일통의 대업을 달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업은 당을 물리치고 나서도 한세대 이상의 시간을 들여야 겨우 완성됩니다. 수백년간 다른 나라 사람으로 살아온 인민을 하나의 백성으로 융화시키는게 절대 만만한 일은 아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한이란 정체성으로 융합했지 신라라는 정체성까지 가지 못한 걸 상기해 둘 필요가 있어요.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 바로 이 융화작업인 거지요.
 
백제나 고구려에게 그런 조건이 도래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들 두 나라에는 통일이라는 대의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다 봅니다.
 
고구려는 원래 나라 구성부터가 지배민족인 고구려인이 말갈이나 거란 등의 이민족을 속민으로 간접지배하는 방식이었구요, 백제는 왜와 연계되어 있던 나라지요. 백제인이 왜에 출사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권귀가문이 되기도 했고, 왜인이 또 백제 조정에 출사하여 백제왕을 섬기던 나라가 아니었습니까? 일단 백제로서는 삼한은 하나의 무리이다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있는 나라일 수도 있어요. 사실 백제부터가 삼한의 일원이라기보다는 북에서 내려온 유이민집단 아니었나요? 거기에 비하면 신라는 진한의 후예로써 삼한이라는 옛 나라와 어느 정도 인연이 있어요. 초창기에는 진한의 맹주로써 지역강국의 면모를 보여온 나라가 아니더이까?
 
물론 삼한이 곧 고신백은 아닙니다. 백제는 얼추 마한의 계승국 아니냐 할 수는 있지만 고구려는 아예 거기에서 벗어나 있는 나라이구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백제는 삼한의식보다는 부여 계승의식을 가지고 있는 나라로써 고구려와 그 정통성을 다투던 나라거든요. 사실 양 범주는 어긋나 있는 범주입니다. 그런데 신라의 입장에서 그나마 설득력 있는 것은 삼한은 곧 삼국이다라는 겁니다. 정복된 타국 백성을 설득하기 이전에 자국 백성부터 설득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가 요청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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