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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인간
게시물ID : readers_255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3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6/21 15: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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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서 있는 이 땅, 세계를 패듯 주먹 내리쳐

흘린 침 섞어 흙 한 줌 빚는다, 나의 수저.


세계를 패고 또 패해


도시의 불빛이 눈물짓게 그리운데 막상

보람찬 느낌 없이 퇴근길도 흐릿해져 가

오늘도 지긋했다.

꿈의 나침 잊어
하루와 하루가 이어지지 않아

동떨어진 무인도들처럼

레드 오션에 떠 있어


무풍에 갇혀 닻을 잃고

난파를 위한 용오름만 기다려

그 부유물로 겨우 몸 실어

나의 소굴 속 흘러가


백두산 수류는 은하수로

밑바닥 악취는 하수구로


오늘도 떠밀려 왔다.


잠만 드는 곳

내일 또 출근 위해 쉬지만

이렇게 눈 감아도 될까 싶은

불길한 안식, 그래서 불안일까?


욕망과 질투, 시샘
교만과 기만, 가식
배덕과 이기, 배신
의심과 회의, 허세

내면의 사악한 자질은
손톱과 주름 사이, 옷깃 곳곳
잔불처럼 꺼진 적 없이
살아야 할 사실마저 태워 가
스칼렛의 빛이 두려워
그만, 말뚝 박아줘

잠만 드는 곳
매트 싹 찢어발겨
차오르는 어둠의 관 안에 묻혀 
천 년이 지나 새로운 세상의 일부가 되도록
눈 감고 파괴적인 망상을 꿔
제발, 핵미사일 스위치를 누르게 해줘

근육과 피 대신 굴욕과 fuck 한
기형적인 사나이가 그 주먹 내리쳐 봤자
서 있는 이 땅, 세계를 패는 건 소용 없어

제발, 버섯구름 좀 보자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아스팔트가 말려
낙진의 꽃이 내려
폭파 열 속에 삶을 기체로 환원하고
균열 난 대지는 모래시계가 되고
우뚝 솟은 봉우리도 역삼각으로 몰락해
날 죽을 만큼 더 포기해, 나 자신.

계속 무인도로 닿기 위한 항해는 지쳤어

천 년의 영면이 지나 새로운 땅에서 눈 뜨고 싶지만

안 되는 거 아니까

머리 써, 나는 핵미사일 인간

발사 위치를 찾는다.


두개골이 탄두일 테니

뇌와 터트려

하나의 세계를

아브라삭스에게로

출처 퇴근하고 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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