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왠지 오늘은 허심탄회하게 회포를 풀고 싶어서 글을 남깁니다. 제목 그대로 일주일만에 밥을 먹었습니다.정확히 말하자면 삼각김밥 두개지만요. 지갑을 있는대로 탈탈 털고 저금통을 빼꼼히 보니 2000원이 나오길래 냅다 달려가 김밥 두개 사들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신발 벗을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먹어치웠습니다. 행복합니다... 비록 엄마가 해주시던 밥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복합니다 마트에서 할인하는 과자 한박스 사다가 몇날 며칠을 그걸로 끼니 떼우다가 밥이 들어가니 이거 참..쏠쏠하니 배도 부르고 좋네요:)
간단히 제 소개 아닌 소개를 하자면 전 집을 나와 살게 된지 언 2년하고도 이제 3년이 다 되어가는 20대중반의 여자입니다. 그때 당시 사귀던 사람과 반대를 무릅쓰고 부모님을 등지고... 도망치듯 집을 뛰쳐나와 나,당당히 살겠노라! 다짐했건만 그사람이 내게 준거라곤 성폭력 피해자라는 타이틀과 맘 둘 곳없이 이곳저곳 전전하며 떠돌아다니는 신세..뿐이네요 그동안의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면 하루가 모자르도록 길지만.. 그렇네요,이것뿐이네요
요즘 간간히 들려오는 부모님의 소식에 가슴을 몇번이고 쓸어내립니다. 물론 직접적으로 연락이 오진않습니다,가까운 친척에게서 듣는 소식이 전부..지만요 제가 먼저 연락을 드리기엔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라고 하면 역시 비겁한 변명일까요 그 언젠가 어머님께 소송건으로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요청했을 적에,제가 그랬거든요. 돈 많이 많이 벌어서 양 손에 엄마가 좋아하는 떡이랑 아빠가 잘드시던 시장에서 팔던 튀김 가득 채워 집에 돌아가겠다고. 성공까진 아니더라도 우리 가족사진 멋드러지게 한번 찍게 해드리겠다고.. (아직 저희 집 가족사진이 없어서..) 못난 딸래미 둔 바람에 안해도 될 맘고생시켜드려 죄송하다고.. 그전엔 이 못난 낯짝 들이밀지 않을거니 ,전 건강히 잘있으니 걱정마시라고...
사실... 지금 제가 무슨 말을 적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고만 하면 죄인의 마음이 덜컥 들어 눈물이 먼저 나버려서 머릿속이 새하얘져버리네요 아니, 어쩌면..처음부터 어떤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연말은 다가오는데 괜시리 울적한 맘에 무턱대고 글쓰기 버튼을 누르고 생각 없이 타자를 두들기고 있네요..
여기 고민게시판에 종종 눈팅을 하러 오곤 하는데 저보다 더 안좋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헤쳐나가신 분들의 글을 보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얻습니다 비록 철없는 마음에 가족에게 등돌려버린 저이지만.. 여태껏 해드린거라곤 마음쓰게 해드린것밖에 없는 딸래미지만 언젠가는 꼭 !! 지금까지 견뎌온 날들을 안주거리 삼아 부모님과 저녁밥도 먹구 술도 주거니 받거니..하며 하는 날이 올거라 믿어봅니다 되도록이면 빠른 시일내로 이뤄.. 다시 글을 남기러 오고싶습니다 '오늘 저녁엔 부모님과 데이트하러 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