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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그녀의 번호를 땄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255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염산원샷
추천 : 158
조회수 : 5864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12/16 07:34:19
원본글 작성시간 : 2009/12/15 21:41:42
중간고사 기간에 24시간 개방되는 열람실에 들어가


얼굴이 하얀 아가씨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처음에 봤을 때는 좀 떨어진 자리였는데


본격적인 중간고사 때는 제 맞은편에 앉아 계시더군요.




공부 정말 열심히 합니다. 시험기간 내내 밤샘하면서. 


낮에 잠깐 자고. 다시 도서관.




제가 시험이 먼저 끝난 관계로 그 뒤로는 못 봤었죠.






그리고 이번 기말고사.


역시나 24시간 개방되는 열람실을 찾아서 자리를 딱 잡았는데...


그 때 그 여학생이 없나 해서 주위를 둘러본 순간...


제 옆의 옆자리에 앉아 계시더군요. =ㅁ=








저희 학교는 수업이나 도서관에서 맘에 드는 사람을


가만히 있어도 반짝반짝 빛나서 눈이 안 갈 수가 없다 해서


'반짝이'라고 부르는데요.




그 때부터 반짝이를 삼은건지 아니면, 중간고사 때부터 반짝이었는지...


아무튼 반짝이로 삼고 흘깃흘깃 보면서 공부하다가...






시험 하나를 치고, 이틀동안 쉬다가 다시 남은 시험 공부하러 들어갔을 때


저번과 같은 2칸 옆 자리를 앉을까 하다가


그냥 반짝이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그 뒤로 3일동안 같이 밤을 보냈네요(응?)




반짝이의 책상을 흘끔 봅니다.


책에는 이름도 없고, 학번도 없고.


제본된 책에는 ㅇㅇ학과라고 되어있는데 이게 전공이 맞는진 모르겠고...


반짝이랑 같이 공부하는 사람 책에는 07학번이라고 되어있던데


이거 뭐 알 수 있는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ㄱ-




학교 관련 카페 반짝이게시판(익게)에 


글([Who is she?] 중도 1열람실 반짝이를 찾아요.)을 올려볼까 하다가... 접고.






어떡하지 하다가 반짝이가 공부하는 책의 과목명을 알아냈습니다.


잠깐의 검색을 통해 시험 날짜를 알아보니


저보다는 늦게 시험이 있더군요.






그리고 오늘. 시험이 끝났습니다.


말을 안 걸어보면 방학 내내 후회할 거 같아서...


먼저 시험을 끝내고... 도서관으로 가서...


옆자리에 앉아 있으면 더 타이밍 잡기 힘들 것 같아서


저 멀리 맞은편에 앉아 있는 후배 놈 옆에 앉아서 타이밍을 잽니다.




반짝이가 나갑니다.


따라 나가보지만 놓쳤습니다. 1차 실패.




반짝이가 나갑니다.


따라 나가보는데 기숙사를 향해 걷는 반짝이를 한 순간의 머뭇거림으로 놓치고 맙니다.


2차 실패.




들어오는 타이밍을 노려봅니다.


점심시간이라 기숙사 식당을 갔나 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밤을 새서 피곤하고 조금 춥지만, 참아 봅니다.


지금 아니면 다시 말할 타이밍이 없습니다.




후배놈이 다가와 선배 힘내세요, 하고 말을 걸어옵니다.


조금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들어오는 반짝이가 보입니다.


후배놈을 서둘러 보내고 반짝이한테 갑니다.




한 번 머뭇, 두 번 머뭇...


겨우 열람실 입구에서 반짝이를 불러세웁니다.




"저기.. 그 쪽 전화번호랑 이름 좀 알 수 없을까요?"


당황하는 반짝이가 왜 그러냐길래 관심있다고 솔직하게 말해봅니다.




오늘 시험 2개 남아 있어 정신이 없다는 반짝이.


아... 1개가 아니고 2개였구나. 




괜히 미안해집니다. 시험이 언제 끝나는지 묻습니다.


전화번호를 안 줄 거 같은 기세에 5시 반이라고 듣긴 들었는데 


이게 시작하는 시각인지 끝나는 시각인지 머릿 속에 안 들어옵니다.




일단, 반짝이가 전화번호를 줍니다.


받자마자 전화를 겁니다. 근데 반짝이 전화기는 열람실 안에 있다고 하네요.


시험이 얼마 안 남았기에 서둘러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그 번호를 반짝이라고 저장을 해둔 뒤에...


ㅇㅇ과 ㅇㅇ학번 ㅇㅇㅇ입니다^^ 라고 문자를 보내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근데, 낚인 거 같습니다.


전화기를 안 들고 밥을 먹으러 가진 않았을 거라고...




다른 번호를 가르쳐줬을거야...


내 친구가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애들 퇴짜놓으려고 쓰는 방법...


번호를 찍다가 마지막 번호 하나 정도 다르게 적어서 줬을거야.










괜히 물어봤어, 괜히 물어봤어, 다른 번호를 받아온 게 분명해 ㅠ_ㅠ


것봐 답장도 없어, 괜히 보내봤어, 괜히 보내봤어...


번호 주기 내켜하지 않을 때 진작에 접었어야 했어 ㅠ_ㅠ






일단 눈을 붙입니다.


시험이 끝났을 즈음의 시각, 문자를 보내봅니다.




답장, 기대하지 않으려 하지만...


기대는 점점 더 커져 갑니다.




문자가 옵니다.






"제옆에앉으셨던분맞죠?ㅇㅇㅇㅇ학?"






ㅇㅇㅇㅇ학...


중간고사 때 공부했던 과목.


기말고사 때 옆의 옆자리에서 공부했던 과목.




바로 옆자리에서는 다른 과목 공부했었는데...


이걸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맞다고, 다시 한 번 제 이름을 적어서 문자를 보내며


아까 너무 급하게 들어가시느라 못 물어봤던 이름을 물어봤습니다.




답이 안 옵니다...




답답한 마음에 네이트온에 있는 여자사람친구에게 물어봅니다.


간 보는 거 같다며, 좀만 기다려보라는 친구의 말이 뜸과 동시에


지잉- 하며 울리는 핸드폰.




반짝이라는 글자가 보이고...


문자 내용을 확인해 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얼떨결에번호를드렸는데삭제해주세요 죄송해요"






















...시켜놨던 닭이 왔네요.


문자받고 사뒀던 소주와 함께 시험 끝난 기념으로 '혼자'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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