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야간으로 장례식 봉사 갔다왔습니다
음.. 무슨 말부터 적어야 할까요 ㅎㅎ..
우선 제가 봉사한 곳의 아이가 오늘 발인식인데 좋은 곳에 갔겠지요?
착한 유가족분들이 저를 너무 많이 감사해주셔서 송구할 따름이였어요
그런 분들 사이에서 큰 아이이니 좋은 곳에 갔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네요
야간으로 봉사를 하게 되면
새벽쯔음에는 손님이 없어도 할 일이 없다 하던데 꼭 확실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신발 정리,반찬 정리,담요 정리 등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터라 조금은 할 일이 많았습니다
봉사를 하게 되면 꼭 제가 봉사하는 곳의 희생자분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고
깊은 마음 속으로 애도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가족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학생인 신분인지라 얼마되지않는 조부금과 위로의 말이 적힌 종이를 함에 넣고 단원고 아이에게 인사를 올렸어요 ...
전혀 모르는 타인인데 어찌나 눈물이 핑 돌던지..
제가 유가족분들 앞에서 울 자격도 없는데 좀 창피하더군요
봉사는 장례식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음식 나르거나 치우는 일이 주류를 이룹니다
제가 봉사한 곳의 아이는 손님이 조금은 없더라구요 그래도 가족분들이 쓸쓸하지 않게 빈소를 채우고 계셨으니 외롭지 않았을꺼라 생각하네요ㅎㅎ..
도우미 아주머니들 얘기로는 얼마전에는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와서 사진 몇백장 넘게 찍더니 슝하고 가버렸다 하시더라구요
그때 이후로는 오시는 분들 수는 평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얘기 듣고 명불허전 기레기 싶었습니다
자기들이 뽑을 수 있는 단물뽑고 간다 이거겠지요?
이뿐만이 아니라 이때까지 망언들을 소세지처럼 줄줄이 해온 총리,정몽준,김문수,해양기관,새누리당 등에서 조화를 보냈더라구요
그 조화들이 떡하니 아이의 장례식 앞에 서있는데 어찌나 기가 막히던지..
마치 그 조화가 우린 위로하고 있다 명복을 빌고 있다 그니깐 됐지?라는 듯 위풍당당해 보였어요
진작에 발로 차고 뿌셔버리고 싶었다만 제가 무슨 자격이 있겠습니까
그 옆에 있던 조화에는 이렇게 써져있더라구요
미안하고 사랑한다 - 너희 아버지 친구가 -
이거 보고 눈물이 핑 돌고 정말이지 비교된다 싶었습니다
유가족분들은 정말이지 많이 지쳐보이신 듯 했습니다..
그저 정말로 아이의 시신이라도 찾은 것이 다행이라는 것이 보였어요 .. 살아돌아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더 마음이 아픈건 장례식장 벽면에 어떤 종이가 붙여져있더라구요
자세히 보니 다음 단원고 희생자 아이가 시신이 발견되는 즉시 올라온다라고 예약되어 있다는 문구였습니다..
정말 이게 뭘까 싶더라구요..
야간이라서 할 일이 없다 하시는 분들이 참 많은데 유가족분들이 들어가시라해도
조금 더 돕다가 가겠다고 하시면 많이 좋아하시고 기운내실 거 같아요
오는 길이 힘들었지만 한번 더 봉사하고 싶네요
모든 분들이 힘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