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가 없다면, 죽음후에 남는 것은 없는 것. 즉, 무(無)의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근데 이 없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단순히 이야기 하면, 내 몸을 이루는 물질들이 모두 분해가 되고. 뇌 역시 분해가 되기에, 자아가 사라지고. 생각과 감각 모두 사라진. 심지어 '난 죽었구나. 없구나.'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의식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떤 상태인지 예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의식이 없어지는 것은, 생각을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세계에 대한 관찰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비유하자면, REM수면이 없는 잠과 같습니다.
잠깐 낮잠을 자면, 실제 느끼는 시간차와 잠을 잔 시간에 많은 괴리감이 생깁니다. 10분을 잔거 같은데, 막상 일어나면 1시간이 지나있죠. 그럼 1시간 동안 실질적으로 의식이 없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꿈을 꾸지 않는 이상 이 1시간은 숨쉬는 것 말고는 살아있음을 증명하기 어렵게 되죠. 죽어서 무가 된다는 것은 이 비어있는 공백의 시간이 무한정으로 길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백의 시간이 있지만, 우리는 느낄 수 없는 것이 진정한 무(無)의 세계입니다. 고로, 죽었다고 해서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해 걱정할 필요자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