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캢파를 추억하며
게시물ID : gametalk_2562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하타
추천 : 3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30 00: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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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캢파래더다.jpg
 
 
망겜.
캢파를 불렀던 대표적인 지칭어다. 한때 공게에 망겜 도배 러쉬를 달렸을 정도로 캢파를 망겜이라 부르는 데 어떠한 거리낌도 없었다. 밸런스며 운영이며 유저의 상태며...... 하지만 정말로 '망겜'이 되는 D-day가 되니 심란해지고 센티멘탈 해지는 것은 오랫동안 이 '망겜'을 즐겨왔던 유저로써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다.
 
500.jpg

내가 이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학창시절,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하는 것을 어깨 뒤에서 봤을 때다. C랭크 진으로 털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맵병기 필살기로 달려드는 묵기를 짜르는 모습이 워낙 인상 깊게 남았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나는 망겜을 시작했다.
 
제목 없음-8.jpg

그로부터 몇 년 간 열심히 하기도 하고, 잠시 접기도 하고 군대 휴가 나와서도 하고 중요한 시험 전날에도 하던 망겜이다. 건담은 그냥 멋진 기체만 빨면 그만이라는 생각대신 원작을 보고 감동받고 진짜 건프라를 사게 되기도 했다. 정말로 열심히 하게 된 것은 약 2년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순간, 모든 S랭크 유닛을 다 모으겠다는 집념이 생겨난 것이었다. 그 후로 정말 열심히 포인트를 모으고 캡슐을 돌리고 조합했다. 보관함의 압박과 미쳐 날뛰는 조합식 난이도에 몇 번이고 때려칠까라고도 생각했지만 결국엔 모든 S랭크를 모으는 데 성공했고, 망겜에 꼬라박은 시간만큼 실력도 오른 건지 40퍼센트 중반을 왔다갔다하던 승률도 50퍼센트 초반으로 오르기까지 했다.
 
실비아 다크메터.jpg

수집 게임에서 수집을 완료하는 것보다도 더 좋은 업적은 없고 더 허무한 것도 없다. 원하던 목표를 이룬 나는 그 후로 점점 접속이 뜸해졌고 직장을 들어가서 저녁에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게임도 주말에 잠깐잠깐 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올라온 공지가 바로 서비스 종료 공지다.

처음에는 올 것이 왔다는 감정이었다. 언젠가는 이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온라인 게임은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이 운명이니 말이다. 다음 든 감정은 아까움이다. 이곳에 질러왔던 수많은 보관함과 기체, 그리고 레어 망치와 컨테이너들......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는 것이다. 어찌 기분 좋게 떨쳐버릴 수 있겠는가. 다음 든 감정은 허무함이다. 내 청년기를 투자했던 게임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투자한 시간만큼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무의미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애써 태연한 척 쿨한 척 글을 써보았지만 이 안타까운 감정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사람 마음이지 않은가.
개노답.jpg

망겜을 하면서 고수들을 보고 못하는 이들도 보고 히스테릭한 놈들도 보고 대인배도 보았다. 원c8령같은 지가 트롤인지 모르는 트롤도 보았고 지들이 트롤인지 확실히 인지하면서도 그 트롤짓을 즐기는 트롤뭐시기같은 개또라이 새끼들도 보았다. 초창기에는 뮻루에5천왕금방을 했고 태그리드에 빠졌으며 탄광질에 빠졌고 S랭크 데메에 빠졌다. 내가 해왔던, 유산으로 남길 수 없는, 이 기억들은 그래도 내가 이 망겜을 했다는 스스로의 증표가 될 것이다. 무엇도 남기지 못했다면서 후회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망겜을 하는 동안 나는 즐기지 않았나라며 자문하고 자답하고 자위하면 되는 것이다.
 
빌드현중.jpg

내 20대 청춘을 바쳤던 이 망겜. 이제 정말로 망하게 된 이 망겜. 수없이 욕했던 이 망겜. 그럼에도 츤데레마냥 계속 붙들고 있던 이 망겜. 이젠 더 이상 플레이 할 수 없는 이 망겜.

모든 것을 추억 속으로 한 채 이제 떠나보내야 하는 날이다. 망겜을 하던 소년은 청년이 되었고. 망겜을 하던 청년은 아저씨가 되었다.

내 유년기의 끝과 함께 망겜도 끝을 고한다...



P.S. ... 소맥은 엿이나 퍼먹어라 생키들아.
 
P.S.2 내가 비꼬면서든 속으로든 팀탓했던 분들... 정말 미... 미... 미................... 미친X들아 니들이 못해서 졌잖아!!!!!!!!!!!

먹어랏 쌍각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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