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영양가없는 대화를 나눈체 헤어진 그녀는 집에가서 씻고 다시한번 체중계에 올라갔다 다시한번 놀랐다, 하루사이 또 5kg이 빠진것이다.
이젠 여자들이 가장 원하는 몸무게인 43kg 이 된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기쁘긴 커녕 황당할 뿐이었다.
살을빼는 이유가 이뻐보이기 위해서이거늘, 아무리 감량해도 사람들이 자신이 살이 빠졌다는걸 못알아보면 무슨소용이란 말인가! 오히려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것 아닐까 싶어서 걱정이 앞섰다.
실제로도 점점 무거운걸 나를때도 예전보다 훨씬 힘겨워지지 않았는가!
아니라면 역시나 체중계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음날 힘겨운 근무 후에 퇴근길에 고성능 체중계를 새로사와 다시한번 몸무게를 제어보고는 놀라서 까무러치는줄 알았다. 또 5kg 이 빠진것이 아닌가! 이젠 몸무게가 38kg으로 30대가 되었다 하지만 외형은 53kg이었을 때와 전혀 다른점이 없었다.
큰병에 걸린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다음날 병가를 내고 병원에 갔다.
의사의 말은 뜻밖이었다.
" 정선씨의 건강상태는 아주 양호해요, 문제될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혈압, 혈당치도 적절하고 모든면에서 평균치입니다."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죠? 2주 하고도 이틀만에 15kg이 빠졌어요! 이 체형에 38kg라는게 말이 되나요?"
"저도 그것이 의문입니다. 보통 지방량이 근육량보다 많은 분은 근육량이 많은 분보다 같은몸무게일때 외형은 훨씬 뚱뚱하게 보일수 있습니다, 지방은 근육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떤 가정을 세워도 정선씨의 몸무게는 설명이 안됩니다. 이건 마치 질량보존의 법칙을 거스르는것 같아요, 체성분 분석결과 정선씨의 체성분과 부피하면 대체적으로 53kg이어야 합니다."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물리적으로 말도안되는 몸무게인것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집에와서 몸무게를 제니 또 5kg이 줄어 33kg이 되었다.
이젠 실생활자체가 문제였다. 질량이 33kg밖에 안되는 그녀에게 이세상이 너무 무거워 진것이었다. 가뿐했던 서류뭉치는 이젠 옮기고 나면 얼굴이 새빨게 질만큼 힘들었고, 늘 메고 다니던 백이 이젠 어깨를 짓누르도록 무거워진 것이다. 본래 키가 작지 않았던 그녀에게 직장동료들은 덩치값좀 하라는 핀잔까지 들어야할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에도 몸무게는 또 줄어 그날 밤엔 28kg가 되었다.
임시방편으로 백을 두고 다니기 시작했고, 회사에서도 병에 걸렸다며 계속 컴퓨터앞에만 앉아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또 한번은 심란해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화장실에가서 세수나 하려고 일어났다가 직장상사와 다소 무겁게 어깨가 부딫히자 그녀의 가벼운 몸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젠 일상마저 위험해졌다.
어깨에 상당한 타박상을 입은 그녀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말 위험해.. 회사를 그만둬야하나?'
물론 그날 밤에 몸무게를 제보니 역시 5kg가 또 줄어 23kg이 되었다.
다음날 그녀는 휴직을 결심할수밖에 없었다, 옷의 무게조차 감당이 안됬던 것이다.
정장을 입고는 집앞에 나서기도전에 땀범벅이 되었던 그녀는 쌀쌀한 가을에 여름에나 입던 반팔과 면바지를 입고 회사에 가서 휴직을 신청했다. 모두의 이상하다는듯한 시선에 상처까지 받았던 그녀는 집에만 은둔하기 시작했다.
쓰레기는 버리러 나갈수도 없어, 다용도실에서 산더미처럼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쩔수없이 식품등을 사러 나갈때도 많이 살수도 없었고 배달을 시키거나 라면 한팩정도의 무게만 땀을 뻘뻘 흘리며 사오곤 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늘 5kg씩 줄던 체중이 점점 조금씩만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녀에겐 엄청난 부담이었다.
그녀는 미칠것만 같았고 어찌된일인지 알아보고, 치료를 받고 싶었지만 외출조차 힘든 그녀에겐 방법이 없었다. 인터넷으로 하는 검색이 고작이었으며 그또한 아무런 정보를 찾을수 없었다.
겨울즈음이 되자 10kg가 되버린 그녀는 반팔티와 면바지조차 무거워 견딜수가 없었고 집에선 맨몸으로 돌아다니며 밖에 나갈땐 나시와 짧은 면치마를 입을수 밖에 없었다.
한겨울에 나시와 짧은 면치마를 입어야했던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눈총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혹독한 추위에 시달렸다.
시간이 흘러 한겨울, 그녀의 몸무게는 5kg이 되었다.
그녀가 어쩔수 없이 나가야하는날이왔다. 그녀는 이젠 속이 비정도로 얇은 나시와 가장 가벼운 면치마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속옷 두벌의 무게도 엄청난 부담이라서 입을수가 없었다. 추위에 시달리는것조차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그녀는 이젠 라면 한봉지만 들어도 힘겨워 장을 볼때도 배달원보고 물건을 집어달라 부탁할 정도였고 그 행동과 겨울엔 경박해보이는 여름옷은 주민들을 오해하게 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그녀는 배달을 부탁하고 집에 들어오다가 치한에게 급습을 당했다. 한겨울에 너무 얇고 짧은옷만 입어서 치한을 자극한게 화근이었다
치한은 그녀가 자신을 유혹하느라 그런 옷차림인 것이라 생각했기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었다. 그녀는 치한에게 잡히자 미친듯이 고래고래 소리질렀고 치한은 놀랐지만, 소리지르는 것과는 다르게 아무 저항도 하질 않자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무게때문에 속옷을 입지 않은것도 치한에게 확신을 주었다.
결국 그녀는 돌이킬수없는 상처를 받았고 그날 이후로 결코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몸무게는 이제 600 g , 1키로그램도 체 안되었다. 이젠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도 엄청난 충격이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이젠 나가고 싶어도 600그램의 극저질량의 그녀는 문고리조차 돌릴수가 없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그녀는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들어온 벗꽃에 의해 사망했다. 사인은 둔기에 의한 뇌진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