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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에 지구를 쥐다
게시물ID : readers_256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3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09 01: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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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시계 침은 그 차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초침은 초침대로

분침은 분침대로

시침은 시침대로, 설계되었고

버둥거려봤자 순리란 놈의 벽에 부딪혀

고착된 궤도 속에서 역할 만큼 움직일 뿐

사유를 확장해 본다.


분침은 초가 이룬 시대며

시침은 분들의 역사.

이 땅처럼 둥근 저 시계의 가는 초는

항상 변하고 사라져 온

지금 이 순간, 현재와


우리의 삶.


초침 한 번의 유일한 메아리가 똑딱.

그리고 그 1초는 이제 완벽히 없다.

어쩌면 삶의 동의어인 공평한 것, 음.

허무하게

똑 부러지고

딱하게 맞이하는

그저 시계 소리처럼 잊혀야 하는가.

그래서 우린 잊혀야 하는가.

사유를 확장해 본다.


인류의 시계가 묘하게 지구를 닮아 씁쓸하군.

버둥거려봤자 순리란 놈의 벽에 부딪혀 초침인 양 쓰러져 갈 삶들.

자전은 돌고 도는 시계 침과 같고

자기장의 원천은 부속품인 태엽과 같다.

구조적으로 이 얼마나 닮았는지


우습군. 결국 시계 따위라니

아니, 고작해야 흙뭉치였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등을 기댄 채 다리를 꼬고

손안의 지구를 만지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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