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그것을 대체하고 압도할만한 새로운 학문이 등장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기를 바탕으로 하여 끊임없이 스스로를 엄격히 통제하고 수양하여 격물치지로 나아가야 한다는 개인적인 수신론인데 이걸 국가와 사회로 확장시키면 결국 성리학에서 말하는 것인 "위정자 니네들은 ㅈ빠지게 일해서 백성들이 살기좋은 세상 만들어라" 이거거든요. 이와 기의 관계를 어떻게 보느냐는 시대마다 그리고 그 시대의 사람들마다 조금씩 다르긴한데 궁극적인 목표를 같습니다. 이런 밑바탕 위에 특히 강조했던게 국가와 임금에 대한 충성, 대의명분, 민본정치, 군신공치와 같은 것이니 지배층의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거죠.
성리학의 대착점에 섰던 학문들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먼저 양명학과 고증학을 들 수 있는데, 실제로 현행 중학교 역사교과서나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세계사 교과서에는 서술이 많이 달라졌지만 기존의 교과서나 일반 대중서의 서술이 양명학과 고증학이 마치 대단히 융성한것처럼 그리고 마치 성리학을 대체한것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그 실상은 전혀 아니올시다였죠. 양명학만 해도 주요 지도자들은 죄다 옥사하거나 귀양가고 혹은 자살합니다. 고증학은 애초에 학문의 연구방법이지 철학 그 자체의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니었죠. 중국에서 국가 공인학문으로 인정받았던건 어디까지나 성리학이었습니다.
흔히 서학이라고 하는 천주교 또한 일부 유학자들은 진정어린 신앙생활을 하긴 하지만(대표적으로 정약용 형제와 같은) 대부분은 새로운 철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하죠. 그리고 자기네들이 이것을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유학만 못하다고 느껴버립니다. 천주교에 대해 심도있게 연구했던 성호 이익의 제자 순암 안정복이 쓴 천학문답에서 사대부들의 천주교인식론이 잘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http://db.itkc.or.kr/index.jsp?bizName=MK&url=/itkcdb/text/nodeViewIframe.jsp?bizName=MK&seojiId=kc_mk_g011&gunchaId=av017&muncheId=01&finId=002&NodeId=&setid=804912&Pos=1&TotalCount=5&searchUrl=ok 짧은 글이니 심심한 분들은 읽어보세요) 간단히 요약하면 유학에서는 선행을 하는 이유를 인간이니까 당연히 하는것이라고 말하는데 천주학에서는 구원을 받기 위해 선행하라고 가르친다.. 뭐 이런 비판이 주를 이룹니다.
사족으로 덧붙이면, 일본 에도막부도 공식학문을 성리학으로 지정하고 장려합니다.. 간세이 이학의 금령이 내려졌을때는 성당학문소(조선으로 치면 성균관)에서 성리학 이외의 학문은 아예 가르치지 못하게 했을정도로 완고했어요.
오늘도 학생들이랑 씨름하고 퇴근해서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 읽는다고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