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어떤분이 올리신 내부 순환로에서 영감을 얻어 짧게 쓰려는 자작 단편 공포소설 입니다. 간단히 봐주세요.
총 2부작이며 정말 짧습니다.
"..."
앞도 뒤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보이는 것이라고는 칠흙같은 암흑뿐 내 눈에는 어떠한 빛도 느껴지지 않는다.
"철퍽,"
손을 내밀어 차가운 시멘트 바닥을 내 쪽으로 이끌듯이 몸을 움직이는것도 한계에 다다랐다. 다리를 써서 움직이는건 진작에 안되었다. 애초에 선천적 다리장애 때문에 팔 힘에만 의지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철퍽,"
손과 시멘트의 마찰소리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왜냐하면 내 바로 위에서 자동차 엔진소리와 바퀴 구르는 소리가 실감나게 이 소리를 덮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모든걸 전념했다. 이 시끄러운 소리도 지금의 나에게는 아름다운 클래식 소리로만 들린다. 사람이 사는것을 포기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어느 스님이 말한것이 생각났다. 그 스님은 우리에게 항상 포기하고 살아라는 교훈을 주었다. 무슨 소리냐면 포기하면...
지금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아무도 듣지않는 이곳에서 이상한 소리만을 어느세 내뱉고 있엇다.
내가 이곳에 온건 단순한 자살욕구 때문이었다. 며칠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흥미로운 글을 보았다. 내부 순환로. 뫼비우스. 나갈수 없는 곳. 나는 혼자가 좋았다. 누가 나에게 도움을 주는것이 매우 싫었다. 그들은 동정어린 눈길로 나를 도와주었지만 그 눈길안을 살펴보면 귀찮음과 경멸감이 함께 존재하고 있엇다. 아마 나는 그 때문에 자살을 하러 나온것일껏이다. 늘 혼자가 좋다. 죽을때도 혼자가 좋다.
바람이 통하지않는 이곳 내부 순환로에서는 오래 버틸려면 움직이는게 중요했을까? 움직이지 않으면 고정된 장소의 나의 날숨을 마셔야 한다. 그 소리는 움직이지 않다보면 이산화탄소만 가득한 공기를 마시다가 판단력이 흐려지고 점점 산소부족으로 죽게된다. 잠을 자면 죽는다.
"비잉-"
방금전 내 머리 위로 트럭이 하나 지나갔다. 아마 트럭일 것이다. 소리가 큰 걸 보니 디젤 엔진인것 같았다. 아니 가솔린인가? 아니 아마 디젤이 맞겠지. 어쩌면 하이브리드 일지도? 무슨 소리일까? 나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앞을 보았다.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나의 후끈한 공기를 들이 마시었다. 팔이 아파. 이곳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공포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괜찮다. 죽으면 혼자가 아니다.
그래 죽으면 나한테 구더기가 와줄것이다. 내 옆에 구더기라도 있는게 얼마나 천만 다행스러운 일인가? 죽으면 이 공포감은 해결된다. 내 옆에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나와 함께 살수있는 하지만 내 몸이 다 썩어들어가면 가버리는 구더기만 있으면 된다. 하하! 잠깐. 과연 이곳에 구더기가 올까? 파리가 애초에 이곳을 돌아다닐리가 없다. 먹이도 습기도 없다. 천적도없다. 그 말은 파리한테는 자유란 소리인가? 자유! 좋다! 프랑스인들은 항상 자유를 원했다. 아아.
졸리다. 이만 자야겠다.
머리가 깨질것같다. 여기는 내부 순환로이다. 나는 나의 손목시계를 보았다.
아. 들어온지 5분이 지나있엇다.
해설-자살하려고 들어왔지만 5분밖에 지나질 않았네요. 왜냐하면 인간은 좁고 밀폐되고 검은곳에 있으면 판단력이 매우 흐려져 24시간이 지난것 같아도 실 시간은 10분정도밖에 안지났다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