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에 들어온 지 두 달쯤 됐는데 눈팅만 하다가 어제 엄청난 고민이 하나 생겨 남자분들의 현명한 조언을 얻을까 싶어 글을 올립니다.
저에게는 5년째 사랑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이와 결혼약속까지 한 사이입니다. 저는 25살이고, 남자친구는 27살입니다. 젊은데 무슨 결혼이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몸속엔 새로운 생명이^^;...... 일주일 전에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영화도 보고, 오랜만에 고기도 먹고, 한참 재밌었는데 공원을 걷다가 생각해보니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계속 문자와 전화가 빗발치게 오고 밥을 먹을 때도 핸드폰을 손에 놓지 않는 모습이 생각나서요. 저는 무슨 빚이라도 진줄 알았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거 꾹 참고 피곤할 테니 집에 일찍 들어가라고 보내줬습니다. 찜찜한 구석이 있어도 남편 될 사람이니 믿자, 하고 혼자 추궁하는 일은 그만뒀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제 남자친구와 만났습니다. 남자친구 자취방에서 얘기하던 중에 갑자기 단 게 먹고 싶어서 남자친구에게 단 거랑 마실 것 좀 사다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알았다며 부랴부랴 나갔는데 마침 핸드폰을 두고 갔더라구요.. .....하.....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속으로 돼, 안돼, 돼, 안돼를 반복하다가 결국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건지 잘못한건지 판가름이 안 서네요. 올해 6월부터 어떤 여자 꼬맹이랑 얘기하고 있었더라구요. 프로필 사진에 그 여자아이로 보이는 사진이 있길래 봤더니 예쁘더라구요. 전 그냥 흔하게 생겼구요.. 저한테는 5년 동안 "예쁘다, 보고 싶어서 미칠 거 같다, 너 떠날까 봐 불안해"라는 말을 한 번도 안 했는데 그 여자아이에겐 스스럼없이 하더라구요. 여기까진 그냥 불장난으로 여기고 넘겼는데 다음 메시지가 후두부를 강타하는 느낌이었어요.. "나 곧 결혼하는데 완전 하기싫다! 너랑 하고싶어ㅠㅠ....괜히 애때문에 하기도 싫은 결혼 하게생겼어" 그날 쪽지(나 바빠서 먼저 갈게, 밥 챙겨먹어^^)만 하나 두고 집에 왔습니다. 어떻게 반년동안 절 속일 생각을 했죠.. 그리고 어떻게 전 모르고 있었던걸까요? 아기는 벌써 5개월이에요.. 지울수도 없고 낳아도 아빠없는 아이로 키우기 싫은데 전 어떻게 해야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