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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보다 빠를 수 있다면 다시 실수와 오해를 번복하고 싶지만
세상에서 가장 값진 건 두 번째 기회란 걸 깨달음이란 언제나 늦다.
빛보다 빠르게 가는 손 붙잡고
마음의 모든 걸 끄집어내
빛보다 빠르게 무릎을 땅에 받치고
심장이 뛸 때
그래도 괜찮냐고 그래도 괜찮다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빛보다 빠르게...
그러나 모든 중요한 것의 실패는 빛보다 빠를 수 없던 내 의지가 자초한 어설픈 행위의 결과였다.
어째서 모든 중요한 성공은 그럼 빛보다 빨랐느냐고?
누가 봐도 멋지게 해낸 사람이 빛보다 빠를 수 있던 거냐고?
행동의 전제인 뉴런이든 말초든 3차원의 시공간에서 "진짜 빛"을 초월해서?
저기, 299 792 458 m/s 광속의 그 "진짜 빛"이 아닌
이 빛의 정체는 언제부턴가 갖게 된 망설임 같은 거예요.
혹 거대한 분광기인 이 세계에서
스펙트럼인 양 각색의 발현 조건을 가진, 감정
그 빛보다 빠르게, 즉 망설임보다 빠르게...
차라리 내 처지가
완벽히 어둠 안이라면
짐승이었다면
망설이지 않고, 땅에 코를 처박고
망설이지 않고, 편식을 먼저 배우지 않았을 텐데
망설임 없이 실낱의 확률이라도 쫓았을 텐데
비극을 주소서
빛을 거둬가 주소서
기도해버린 나는
정말, 어이 나간 놈이었다.
압도적인 과반수가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군중 속이어서
창피 향 첨가, 치욕스러운 거라며 멀리 둬
진짜 하소연 짙은 발악을 못 배웠어
온갖 곳에 시선이 번뜩이는 사회가 너무 하얗기에
눈이 멀 만큼 빛(망설임)을 주는 게 많아
정작 잃어선 안 되는 걸
나중에 또 오는 사소함으로 여겨
한 번뿐인 기회를 놓쳐 버린
어이 나간 놈은
정말, 나태했던 거다.
차라리 완벽히 어둠 안이라면
자존심 따위 집어치우고
원할 수 있었을까
더 처절하게 외쳤을까
꿈과 세상을 구하려 했을까
빛보다 빠르게
달리고 달려
붙잡아 힘껏 부둥켜
품 안의 온기를 전해야 됐어
눈물을 떨어뜨리며
당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지만, 빛보다 빠를 수 없던 내 의지가
"진짜 빛"보다 빠르게
그때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빛보다 빠르게
할 수 있어, 알 수 있어
오직 전부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