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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 나무
게시물ID : readers_257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1
조회수 : 2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7/14 22: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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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말랑한 핏덩이였던 흑백 사진 속 철부지에서
사회를 배운 후 부지不知 떼고 강철이 된 로봇도
어느새 반백 년 짜리라
잔뜩 녹 쓸어 시대 규격에 안 맞고
준 게 없다, 미안하다
모든 게 다 자기가 문제라 했다.
철 들면 녹이 슨다고
그 로봇은 위대한 이름이 된 순간부터
해로운 습관도 무리해가며
祿을 받아먹었었다.
내 키가 크지 않고도 훨씬
스펙qualification무장전선武裝戰線에서 가장家長자리를 지킨
나의 태권V, 무적인 그가
언제부턴가 한두 군데씩 나사를 잃고 약해지는 게 보여
위대한 이름, 바로 "아버지"라는 파워 슈트도
몇 년 만인지, 목욕탕에서 벗겨지자
때수건을 쥔 아들의 눈에 온수보다 뜨신 게 흐른다.
거기엔 등 굽은 하얀 한 그루가 계셨고
바람 따라 못 가는 곳 없다던 버드나무였다.
철 조각이 박혀 그 옹이 속은 또 얼마나 썩었을 텐가.
당신의 세월이 저 멀리 흩트려질 거 같은 고엽이 돼 마음에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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