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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거주 길드마스터의 추억.
게시물ID : gametalk_2578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르웨지안숲
추천 : 2
조회수 : 31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08 20:18:55
베오베에 길드마스터누나의 추억이란 글을 읽고보니, 문득 저도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사실 이렇게 언급하는 것도...왠지 안될 듯 한데.
저도 그때 참 어리석은 선택을 했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윗글 읽고 감상에 잠기게하네요.

그게임 ge정도로 이니셜만 쓸게요.
아직 서비스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창 클베에 당첨되어 길드페이지를 기웃거리고 있던 시절이었죠.
공식홈에 링크된 팬사이트 몇군데를 기웃거리다가 왠지 멋있어 보이는 불어의 길드이름에 끌려 가입했었더랬죠.
다들 친절하고, 오랜 기다림으로 유지되던 카페라 서로간의 유대도 대단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길드원들 개인 사진 올리던 게시판도 있었는데, 보통 그런 사진에 흥미는 안가지는데(대부분 남탕이라), 여자분 사진이 올라와 있길래 클릭을 했는데.
엄청난 미인분이...
나중에 아이디를 확인해보니 길드장이었습니다. 클베 지정시각에 접속해서 길드원에게 간단히 듣기로는 미국유학가서 접속하는 분이라 활동하는 시간대가 달라서 게임보다는 카페관리를 더 중점적으로 하시는 분이라고 들은 듯 했습니다.
그리고 아쉬운 클베기간이 지나고, 어느정도의 휴식기후에 또다시 클베가 열렸던것 같은데.
클베계정들 초기화되고, 다시 오픈하면서 길드들간에 토너먼트대회가 열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길드원들 다들 들떠서 광렙 사냥코스를 공유한다던지, 특정조합을 시험해보겠다는등. 대회전술을 짜기도 했었죠.
대회를 몇일 앞 둔 어느날이었습니다.
날벼락같은 글이 올라왔습니다.

길드장 아이디로 공지가 하나 올라왔는데, 자기는 길드장 친구로, 길드장 대신 글을 올린다. 지금 ㅇㅇ가 편의점알바중에 괴한에게 칼로 찔려서, 응급실에서 수술중이다. 다들 기도해달라.
이런 글이었습니다.
그렇게 길드 분위기는 침체됐고, 다들 기도하며 수술이 성공하길 원한다는 글이 올라왔었죠.
저도 처음에는 그 분위기에 동참하면서도, 수술이야 성공하겠지. 하고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길드분들과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게임상에서 길마 본적도 없고, 카페에서도 기껏 댓글로 몇마디 주고 받은게 다라...좀 현실감 없게 다가왔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다음날 다시 공지가 올라왔는데, 과다출혈로 쇼크사했다고(그렇게 기억함) 올라왔죠.
순간 멍하더군요.
그때도 20대 중반이라 어린 나이도 아니었지만, 주변사람 죽는걸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너무 쇼크였습니다. 목소리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뭐라고. 그런데 그 글을 읽으면서 눈에서 눈물이 주렁주렁 흐르더군요.
옆에서 게임하던 친구가 왜 우냐고 할 정도로.
길드카페 분위기도 말 못할 정도였죠.
그런데 저는 여기서 진짜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맙니다.
공식 사이트가서 저희 길마 사망하셨답니다. 기도해주세요. 하고 글을 남겨버린겁니다.
길드카페 분위기는 조용해 애도하는 분위기였고, 그동안 깊은 유대를 하던 분들이라 아직도 거짓말이겠지? 하고 충격스러워하던 분들도 다수 였는데, 제가 뭐라도 된듯 외부에 공표를 해버린거죠.
참 어리석었습니다. 저만 슬픈게 아닐텐데, 제가 가장 슬픈것도 아니고, 길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도 없을진데....길드 내부의견 정리되기도 전에 외부에 발설을 해버린거죠. 그때는 그게 왜?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길드원분들 마음도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구요.
길드원분들은 그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을 껍니다.
길마 친구분이 "사실은 거짓말이지롱"하고 해주길 원했겠지요. 차라리.
그런데 저는 그걸 기정사실화해서 관뚜껑에 못을 박은 짓거리를 해버린거죠.
사실 게임에서 제법 유명한 길드라, 그일이 엄청 화재가 되었고, 조문댓글도 상당히 달렸는데.
저는 그일로 꽤나 비난받고, 길드원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그때는 제가 미안한 짓은 했는데, 정확히 이해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서 깨닫게 된 것이지요.

지금도 가끔 당시의 일이 떠올라, 한번씩은 그 카페가 떠올라 다녀가곤합니다.
그 길드는 구심점이 사라져 거의 해산지경으로 가고, 카페도 유령카페로 변했죠.
그때 길드원들은 그 길드 이름으로 새로 카페를 파고, 친목게임카페를 운영하는 듯 했는데.
저는 죄책감으로 가입만하고, 활동을 안하게 됐네요.
다만 옛카페 종종 들려, 마음속으로만 길마를 의해 향초를 하나 피우곤 합니다.


고작 랜선으로 맺어진 관계.
하지만 저는 제 인생을 되새길만한 값진 경험이나 교훈을 그 랜선을 통해 많이 배운듯 합니다.   
출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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