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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이별시 (손발이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도 책임안짐)
게시물ID : art_25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르트르
추천 : 4
조회수 : 87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1/26 17:05:16
이별시

여 어딘가 쯤 내가 서 있었는데
오래된 벽면 한 쪽으로
비스듬이 기운 기록들
겨울 한강 바람이 지우고 간
너와 나의 이름들

방금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과자를 부시럭대며 지나간다
겨울 바람처럼 건조하게
내가 아니면 네가 서있었을 법한 자세로
사진을 찍고 
다시금 과자를 부시럭거리고 히히덕 거리고
건조한 바람이 불자 
여고생들은 수채화 물감처럼 지워진다

회색 벽면에서 
너와 나의 기록을 찾기 위해 
손바닥을 더듬거린다
우리는 볼이 튕겨져 나간 모나미 볼펜처럼 
사랑했고
갈변한 사과처럼 
이별했다

여 어딘가 쯤 네가 서 있었는데
나는 지금 잊혀진 기록을 찾아 방랑 중인데
나는 모나미 볼펜을 꺼내어 다시금
이름을 적고 있는데
강바람을 빚어 네 이름을 만들어볼까
유난히 빠른 물살을 걷어내면
네가 있을 것만 같아
우리는 그렇게 이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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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스타일은 아니지만...요즘 예술게에 이런 류의 시들이 종종 올라오는 것 같아...
삘받아 써봤습니다.. ^^;;;; 정말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아 ...ㅠㅠ 민망하다...ㅎㅎ
하지만 이런거 저런거 마구 마구 써보는게 좋겠죠?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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