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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니 유교탈레반이란 소리도 다소 과장된 듯 싶습니다.
게시물ID : history_258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iogenes
추천 : 0
조회수 : 53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03 09:17:56
물론 호란을 겪은 이후 과도하게 조선사회가 경직되어가는 모습은 있습니다만...
 
국가의 쇠망과정에 경직된 유교윤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는 좀 억지스러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
 
조선말 상황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유림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안김, 풍조 가문과 거기에 더불어다니는 몇개 과두 벌열가문이 조선 정치를 좌지우지한 게 바로 세도정치기 아니겠습니까? 고종친정기의 민씨 정권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다를 바 없구요.
 
이런 벌열가문이 지배하는 조선 정계에서 산림들의 목소리는 들어주면 좋고 안 들어주면 니들이 어쩔 건가 수준으로 봐야죠.
 
사회적 영향력은 있을지언정 당시 집정자들이 수틀리면 그냥 깔아 뭉게도 그만인 수준이죠. 예를 들어 철종이 조선왕가의 항렬을 개무시하고 왕위에 오른 것하며 제사를 뫼시는데 여러가지 논쟁거리가 있었지만 안김 가문 어르신의 호령 한마디에 당시 권위를 자랑하는 예학자가 깨갱한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대원군 집정기에는 그렇게 조선 사회를 휘어잡은 것처럼 보인 척화 유림들의 힘은 실질적으로는 그다지 대단한 게 못되었던 겁니다. 대원군이라는 집정자가 어느 정도 호응을 해 주고 하니까 그들의 등쌀에 개화파가 숨도 못 쉬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실제로 고종이 개항을 결정하고 그 결정을 밀어부치자 그것을 막을 힘은 없었던 거죠. 심지어는 고종의 비위를 거슬렸다는 이유 만으로 개항반대상소를 올린 영남 유생 하나는 잔인하게 처형되기까지 하죠.
 
실질적으로 조선왕조를 쇠망하게 만든 장본인은
 
국정을 전단하던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외척 가문 사람들과 혼군 고종 그 자체일 뿐이지요.
 
고종은 묘한 게 이전의 순헌철과는 달리 벌열가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강력한 군주이면서도 왕비 가문의 전횡을 그저 방관만 했다는 겁니다. 심지어는 그들과 함께 조선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데 동참하기까지 한 폭군이기도 하죠.
 
말왕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모두 갖춘 왕이죠.
 
여기에 반해 유교탈레반 소릴 듣는 척화유림들은 비록 개화에 반대하고 조선 사회의 변화를 막아보려 하기는 했지만 구체제의 수호자 답게 조선왕조를 지키고자 무장 봉기까지 했던 친구들이죠. 고종이 일단 친정하는 싯점에서 이들 척화유림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실제로는 거의 없다고까지 말할 정도라 봐야 합니다. 낄 자리가 없어요. 민씨들이 다 차지하고 있는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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