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많은 건지 아님 귀찮은 건지
마음은 조금 동하다가도 금새 제자리
비가 오려나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구름은 여름 햇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저기 지금 말야 이야기 들어줄래?
마음은 가뭄 비가 와도 금새 마르지
잠시나마 적셨던 짧은 여름비는
벌써 말라 하늘만 푸르구나
짧게나마 피었던 꽃들은 무심히
다시 말라 향기만 바람에 보넨다
마음이 꽃피웠던 그 풍경은 덧없지만
그래도 말야 정말 아름다웠어
그래. 나도 알아
아무것도 남은 것 없는 이 비는
짧은 향기 남겼던 아름다운 꽃들은
결국 무엇도 아니라는 걸
----------------------------
어제 오랜만에 친구와 술을 마셨습니다.
오랜만이야 내 친구. 어제는 한참 동안 웃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그렇게도 예쁘던지
마음은 조금 동했습니다.
그래요. 마음이 동한다 하더라도
나는 아닌걸.
몰랐었다면 아마 그 때 말을 했겠죠.
이대로가 좋아요
나이가 들 수록 더 멀어지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니까.
------------------
청승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