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논비요리를 대변하는 단어 ‘치유’
보통, 치유계라고 하는 단어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직접 들어보지 못했더라도 이와 같은 의미인 힐링이라는 단어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알 정도로 최근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화려한 CG로 무장한 액션영화들, 긴박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을 가진 추리영화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현대인의 알 수 없는 갈증에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로 힐링 문화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가 우리 마을,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야.’
논논비요리는 마치 치유를 위한 쉼터와 같다. 소가 지나다니는 시골길, 분교의 어린이들, 은은히 울려 퍼지는 개울 소리… 멋진 테라스를 만들어 주는 나무 그늘, 그 사이로 모자이크처럼 내리쬐는 햇살…. 논논비요리의 배경과 음악은 그저 4명의 주인공을 넘어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논논비요리를 채우는 4가지 색
‘하지만, 가끔 이렇게 생각해. 혹시 나는 시골에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단순히 배경과 음악으로 논논비요리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4명의 소녀의 일상은 소녀들이 살고 있는 장소와 시간을 관통한다. 특별한 큰 사건 없이 주인공의 삶을 그대로 담아내는 일상이다. 어찌 보면 지루할 수밖에 없는 평탄한 플롯이지만, 4명의 소녀 제각각이 자신들의 색을 칠하며 은은한 무지개빛으로 플롯을 칠해가는 것이다.
자신만의 특이한 인사말을 쓰는 렌게,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작은 코마리, 말썽쟁이 나츠미, 작은 코마리를 좋아하는 호타루. 그러나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빠질 수 없는 태클 식 개그나 소위 모에 요소가 남발하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다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타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인공의 성격과 특징이 스토리를 주도하고 주변 상황을 변화시켰다면, 논논비요리의 아이들은 마을 안에서 자신의 색깔로 일상을 색칠해나간다.
‘그럼 멀리 날리는 쪽이 승리야’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은 많지만, 다른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단순히 귀여움의 대상,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치부하거나 몸은 어린이지만 머리는 마치 어른인 듯, 혹은 자신의 의지가 부족한 의존적 대상으로 격하시켜 무력하게 그려낸다.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성을 위해 어린이 그 자체의 순수성을 도구로 삼는 경우는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논논비요리는 그런 점에서 특별하다. 논논비요리의 어린이는 결코 작은 어른도, 무엇을 위한 도구도 아니다. 논논비요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어린 시절, 작은 어른이 아닌 나로써의 유년시절에 대한 추억을 자극한다.
또 다른 색깔들
‘주인장, 다음엔 그레이트 맨 놀이 하자.’
사실 논논비요리는 4명의 아이들, 어린이만이 배경을 칠하는 것이 아니다. 그 주변에 소소하게 배경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조연들이 아이들의 놀이터를 이따금 방문하듯, 주변의 이야기를 덧대어 준다. 조연 또한 아이들의 삶에 녹아들어 있다.
‘나는 여기가 정말 좋아.’
‘호타룽, 역시 여긴 시골이야. 도시에는 산도 모래도 산나물도 없는데, 여기엔 잔뜩 있어.’
작품 내에서 시골이 과하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그 시골에서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는 그 곳이 시골이기에, 한적한 마을이기에 아름답다. 아이들 또한 초능력이나 얼토당토 않는 성격이 아니라, 정말 아이 그대로 행동하고 느낀다. 시골은 그런 아이들이 정말 본연의 모습답게 빛내주고 있다.
‘나는 요정 놀이를 하고 싶어’
모니터 밖의 시계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에 지친 당신, 한 번 쯤은 논논비요리 안의 아이들과 함께 요정 놀이의 추억으로, 유년시절로 잠시 돌아가서 느긋하고 한적하게 휴식을 취해보는 게 어떨까.
맺으며, 엔딩곡 '논논일화'(더빙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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