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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이라는 것만큼 웃긴 것도 없지만 말이빈다 여러분님아
게시물ID : gomin_2587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감청자
추천 : 0
조회수 : 53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1/12/30 04:44:30

*한 줄 요약 : 

님들이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려는데 어떤 사람이 1억과 보장된 미래를 주며 손 떼라 하면 어쩌실건가요








도가니라는 영화를 보면서
피해자의 가족들, 그리고 검사, 그리고 가해자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더군요... ...


아이가 어떤 꼴을 당했든, 어떤 상태이든,
일단 가족을 제외하고는 남이잖아요.
정의를 위해 앞으로 살 날이 얼마나 될 지 모른다지만 모든 걸 잃을 수 있을까요?
불쌍하지만 남을 위해서, 옳은 세상을 위해서, 앞으로 심적으로 당당하게 살기 위해서,
당장 목전의 목돈을 가볍게 포기할 수 있을까요?

미술 선생님 역할을 하신 분이 횟집에서 5천에 좀 더 얹은 돈 가방을 보던 순간,
전 저도 모르게 침이 꿀꺽 넘어 가더라고요.
물론 제발 받지마, 안 받겠지, 이런 마음도 들었지만서도,
내가 과연 저 상황이면, 명문 사립학교에서 반절짜리 명예라도 얻어 살 수 있다면,
내 새끼 먹여살리고 내 가족 편하게 살게 해 줄 수 있다면,
거절..할 수 있을까?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가여운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거나 함부로 대하거나 
이용하고 싶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내 손안에서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마음대로 해 버린] 
사람들의 마음이 아주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적으로 미친놈이지만 미친놈이기에 미친짓을 한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이 들더군요.
응당 큰 벌을 받아야만 하건만,
유전무죄무전유죄 이게 뭐 어디 하루이틀 일이랍니까...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정말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지금 돈도 권력도 없기에 정의를 부르짖지만
내가 과연 돈도 권력도 있다면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걸 안 할 자신이 있나?
내가 과연 돈과 권력을 쥐고 적어도 사람 몇몇을 마음대로 능욕할 수 있다면?
사실 내가 지금 당장 책상 닦는다고 생수병에서 물을 따라 휴지에 적신다면
그 물을 마셔 연명할 수 있을 사람들을 죽이는 것과 다름없고
내가 먹다 남긴 음식 또한 누군가에게는 목숨과도 마찬가지인 것인데............
지금 누군가에게는 제가 모든 걸 다 가진 존재겠죠...
그러나 전 그것을 [마음대로] 다루고 있는 겁니다....
제가 물 한 병을 사서 그걸 바닥에 다 흘려버리든 말든 누가 뭐라 하지는 않겠죠...
다만 지구 반대편에서 목이 말라 죽어가는 누군가가 절 본다면 피눈물을 흘릴 거예요...
아아...
난 정말 떳떳한가...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하면 흙 파먹고 움집에서 살아야 하겠죠;
에휴... 
그냥 그렇다 마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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