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인터넷 3급 정보] ○…“도대체 드라군 놀이가 뭐죠?” 네티즌이 주로 모이는 유명한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드라군 놀이’가 한창이다. 인터넷에 푹 빠진 네티즌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놀이지만 일단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성을 발휘하고 있다. 드라군 놀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김성모라는 만화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청소년 만화잡지에서 액션만화로 필명을 날리던 김 화백은 한달에 무려 네댓권의 만화책을 그려내며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부 ‘투덜쟁이’ 네티즌들은 김 화백이 도저히 인력으로는 불가능해 보이는 어마어마한 작품양을 선보이고, 가끔씩 철자법을 틀리는 등 실수를 하자 그에게 ‘만화 공장’이라는 비아냥을 보내기도 했다. 좋든 싫든 김성모 화백이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자 한국의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이하 디시)에서는 올 5월 이례적으로 ‘김성모 갤러리’를 개설해 그 인기를 반영했다. 디시 김성모 갤러리의 ‘초보자를 위한 가이드’를 보면 △산케하다는 상쾌하다를 뛰어넘는 기분 △기라긴 세월은 기나긴의 발음을 미스한 것 △근성은 영원한 사나이의 웅대한 끈기 △대털은 크게 턴다는 뜻이라는 식으로 김 화백의 만화를 ‘오마주(?)’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드라군 놀이은 이런 김 화백의 작품 ‘스타 크래프트’ 중에서 유래됐다. 일부 짖궂은 네티즌들은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라는 말에 3명의 각기 다른 등장인물이 각기 다른 화면에서 “드!!”, “라!!”, “군!!”을 연달아 되내이는 만화 장면을 올려놓은 뒤 이를 인터넷 게시판에서 따라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에 오른 글에 한 네티즌이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라는 생뚱맞은 댓글을 달면 다른 네티즌들이 연달아 “드!!”, “라!!”, “군!!”이라는 댓글을 달아야 한다. 중간에 드라군 놀이를 이해하지 못한 다른 회원이 “지금 뭐하세요?”라는 댓글을 달거나 연달아 같은 단어를 늘어놓으면 놀이는 실패한 것. 드라군이라는 단어를 각기 다른 회원들이 댓글로 연달아 달아야 성공한 것으로 본다.(사진 참조) 이 놀이가 디시 김성모 갤러리에서 네티즌들의 흥미를 끌자 각종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에서도 유행이 일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 커뮤니티에서는 21일 새벽 드라군 놀이가 진행돼 무려 300여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드라군 놀이는 글의 논점을 분산시키고 사이트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이제 드라군 놀이는 그만합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실제로는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라는 내용을 적으며 반전을 꾀하기도 했다. 물론 그 글에도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며 드라군 놀이의 중독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편 블로거 ‘썩은중년’(http://blog.naver.com/enishi81)에 따르면 드라군 놀이와 유사한 ‘케리건’ 놀이도 있다. 이는 드라군 놀이의 원천과 비슷한 만화 내용을 김 작가가 또다른 만화에서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썩은중년은 또 드라군 놀이의 실생활 응용편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등학생일 경우 3명의 친구와 함께 드라군 놀이를 해보라고 권했다. △선생님 : 너 이래서 대학 가겠어? △고딩 A :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 △고딩 B : 드!! △고딩 C : 라!! △고딩 D : 군!! 물론 “드라군 놀이후 발생하는 어떤 사태도 본인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썩은중년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