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쓰레기니 뭐니 이런 말은 안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많이 후회하고 또 깨우치고 있거든요.
정말 좋아하는 친구인데 그런일이 벌어졌다니 저는 참 답답합니다.
태아는 정말 어쩔수없이 한달전쯤 이미 수술을 한 상태이구요.
전화로 임신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친구가 너무 불안해 하기에 우선은 위로해주었지만
막상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까
어떻게 아이를 지울수가 있지? 이건 살인인데, 임신이라니 정말 이런일이 내 주위에 있을 수 있나
이런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한테도 말 못하고 힘들어 할 친구를 생각하니까
차마 그런말은 입에서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남자친구랑은 임신한걸 알았을때 친구에게 상처를 너무 많이 줘서 지금은 헤어진 상태입니다.
친구가 지방에 있는 대학에 다녀서 아마 방학이끝나면 다시 돌아갈것 같은데요
얼마전에 친구랑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울면서 막 힘들다고 이럴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임신했던 일을 '그 일' 이라고 이야기 하면서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학교에 잘생긴 후배 이야기를 하지 않나 제가 어이가 없을 정도로 괜찮아보였습니다.
수술을 하고 나서, 길가에 지나가는 아이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
나중에 결혼을 해서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에게 잘 해줄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물한방울 보이지 않는 친구가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했구요.
그런데 한시간 두시간 계속 얘기를 하다보니까
이 친구가 모든걸 내려놓은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 지금 너무 힘든데, 이 상활을 벗어나고 싶어
가 아니라 그냥 '포기'하고 덮어버린것 같은 느낌이요.
그러면서 계속 자기는 사람들 죽였으니 지옥을 갈거라고 하더라구요. 지금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 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라고 야이기를 하고 아이를 낳고나서 버리는 사람도 이해가 갈것같은 내가 쓰레기라고 자책하면서도 표정은 정말 아무렇지 않은데 그걸보고 있자니 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더 당황스러운건 남자친구가 원래 다른 여자가 생겼었는데 이제와서 제 친구가 좋다고 그 여자와 헤어지고는 제 친구한테 좋아한다고 한다는 겁니다. 제 친구는 자기가 임신했을때 남자친구가 자기한테 한것처럼 그런 나쁜짓은 하고 싶지 않다고 똑같은 사람이 되기 싫다면서 전화고 문자고 연락오면 받아준다는 겁니다. 그런거 왜 답해주냐고 그냥 무시하라고 화를 냈는데도 좀처럼 들어먹질 않네요.
친구와 만나고 집에 돌아오니까 그 친구에게 위로나 충고도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너무 미안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아마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문제같습니다.
이 친구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아마 다시 지방으로 가게되면 너무나 외로워할것 같고 위험한 생각을 할까봐 걱정도되는데... 어떤 충고를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