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술자리. 사람. 상실감.
게시물ID : soju_2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상실감
추천 : 0
조회수 : 59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6/12 22:21:12

 난 참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런데도 사람들하고 얘기하는 건 참 좋아.
 그 자리가 밥 먹는 자리여도 좋고 술 자리여도 좋아.
 그런데 이제 술 자리는 싫은 거 같아.

 나와 사람들은 분명 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공감대를 찾고 거리가 조금은 좁혀 졌는데,
 다음 날 연락하면 안정 혈압수치까지 떨어져 있어.
 마치 없었던 일처럼 그렇게 그렇게.

 술이라는 건 참 좋아.
 누구든 진솔해 질 수 있고, 누구든 용감해질 수 있으니까.
 아마도 그래서 그런 것 같아.
 쉽게 진솔해지고 용감해질 수 있으니까,
 쉽게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게 되는 건가봐.

 난 취하지 않아.
 소주 열 병을 마셔도 모든 일이 기억나.
 실수도 하지 않아. 조금 적극적이고 조금 솔직해질 뿐이야.
 그런데 사람들은 조금 적극적이고 솔직해짐에도 불구하고,
 나와 다를 것 없는 행동과 말을 하는데,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해.

 난 거기에 상실감을 느꼈어.
 그러다 지금은 서운해.
 모르는 사람이 된 거 같아서.
 술 자리서 얘기 나눴던 당신들이, 생판 남이 된 것 같아서.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