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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웬수지..
게시물ID : freeboard_2594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게으름뱅이
추천 : 3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07/10/13 14:22:31
평소에 술을 아무리 먹어도 실수는 안합니다. 그냥 자버리거든요. 진짜 죽은 듯이 잠만 자다가, 자리 이동하거나 할땐 벌떡 일어나서 혼자 멀쩡히 걸어가서 도착하면 다시 곤히 잡니다. 일찍 자버리지만 않으면 애들이 다루기 편해서 좋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엇그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학 동아리 후배들과 술을 마셨는데, 그 중에 제가 조심스럽게 맘에 두는 애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술자리가 파하고, 헤어지는 동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제가 문자를 두통이나 그 친구에게 보냈더군요. 그 사실을 다음날 아침에 그 친구가 문자를 보내고 나서야 기억했습니다. 보낸 문자함을 보고 기겁을 했죠. '너도 나 좋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나 보구나. 미안. 이제 똑바로 살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애 마음을 떠본 적도 없고, 그 애가 절 차갑게 대한적도 없었습니다. 성급하게 앞서가지 않으려고 나름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었는데, 왜 제가 그런 문자를 보냈는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 들어서 거의 매일 연락하고 얼굴도 보고 좀 잘 돼가고 있었거든요? 아마 술 먹다 예전의 안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실수 한 것 같아요. 그러니 저도 어이가 없는데, 받은 애는 더 어처구니가 없었겠죠. 그 친구에게 전 그냥 최근에 좀 친하게 된 선배였으니. 나도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변명을 하자, 전화도 걸더군요. 여전히 전 그 애에게 민망하다, 미안하다. 뭐 이런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다행히 수습이 된건지 어쩐건지, 그냥 해프닝이라고 생각하고 나중엔 둘 다 웃어버렸습니다. '으이그, 담엔 그러지 마요 ㅋㅋ' '그래, 아, 진짜 민망하다ㅋㅋ 아직 술이 덜 깼으니까, 이따 다시 연락할게 ~' '하지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거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틀째, 그애한테서 답신이 없네요.. 전화도 안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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