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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눈물'... 희망을 품어도 될까?
게시물ID : sisa_2599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0년전오늘
추천 : 1
조회수 : 10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1/28 18:56:09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한동안 유행했던 이 말은 이제 2012년 11월 23일부로 폐기돼야 할 것 같다. 현직 대통령의 친인척과 최측근이 줄줄이 감옥에 갔지만 보수는 망하기는커녕 여전히 위세가 등등하다. 다른 한편 진보는 안철수의 유례 없는 전격적인 후보사퇴로 새로운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번에 진보가 망하더라도, 분열 탓에 망했다는 말은 당분간 나오지 못할 것 같다.

꼭 10년 전에는 노무현의 눈물이 세상을 바꾸었다. 겸연쩍게 손으로 훔치던 그의 작은 눈물방울은 이내 사람들의 마음속에 커다란 바다를 만들었다. 나는 그때 다시는 저런 눈물을 흘리는 정치인이 나오지 말기를, 그렇게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울리는 눈물이 사라지기를 기원했다. 내 소박한 소망은 2009년 5월 문재인의 눈물로, 그리고 2012년 11월 안철수의 눈물로 시나브로 흩어져 버렸다.

나는 이번에 안철수의 눈물을 보면서 다시는 그런 부질없는 소망은 갖지 않기로 했다. 대신에 다시 한 번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훨씬 더 허황된 소망을 품기로 했다.

 

 

안철수 사퇴, 배경보다 의미를 먼저 보아야

예외적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안철수 사퇴의 '배경'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권력에 대한 사욕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하면서도 미묘한 문제이다. 안철수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에 사욕이 강했다면 이렇게 극적으로 후보직을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야권의 강력한 두 후보인 문재인과 안철수는 애초에 정치판에 나설 생각이 없던 인물들이었다. 둘 다 정치적 상황 때문에 '강제호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이들이 대통령이 되려는 목적은 사익을 탐하기 위함이 아니거나, 혹은 그럴 의도가 지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이 권력을 사유화했을 때의 폐해를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겪고 있다. 청와대와 국세청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하고 그 증거를 인멸한 사건이나 내곡동 사저 사건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권력에 대한 사욕이 없는 사람이 정치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때는 수많은 고민과 갈등 때문에 속 시원한 행보를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문재인과 안철수는 지난 총선과 이번 대선에서 각각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지기까지 여의도의 시간개념으로 봤을 때 상당히 오랜 장고의 시간을 보냈다.

보기에 따라서는 사심 없는 순수함으로 평가할 수도 있는 장면을, 세인들은 '권력의지가 부족하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출사를 위한 장고와 권력의지는 전혀 별개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강력한 지도력을 선호하는 한국 유권자들의 특성에 기대어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이런 식으로 은근히 유포했다. 중국의 삼국지 시절에 한국 언론이 있었다면, 삼고초려로 유명한 제갈공명은 아마도 권력의지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약한 시골문사로 역사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만약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오래 전부터 여의도 기준으로 강력한 권력의지를 보였다면 과연 언론에서 '강력한 권력의지를 지닌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라고 칭송했을까? 십중팔구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독선적 리더십'이라는 비난의 십자포화를 퍼부었을 것이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06292&CMPT_CD=Ranking_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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